[비즈니스포스트]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TV토론으로 대중들 앞에 선다.

천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경쟁자들과 비교해 지명도도 낮지만 친이준석계 후보로 분류되면서 최근 당대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당대표 출마 이후 국민의힘 개혁을 외치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과 대립각을 세웠는데 TV토론에서 여론의 평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혁보수' 천하람 돌풍, TV토론 거치며 태풍 될까

▲ 국민의힘 당 대표 TV토론이 시작되면서 '개혁보수' 후보로 평가되는 천하람 후보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천하람 후보가 2월14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하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등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네 명은 15일 오후 5시 TV조선에서 중계하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다. 

천 후보는 유일한 개혁후보로서 이번 TV토론에서 각 후보들의 정체성을 입증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천 후보는 ‘양강’으로 평가되는 김기현, 안철수 후보는 물론 강성보수 지지층을 대변하는 황교안 후보에게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김 후보에게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을 비롯해 현재 ‘친윤’ 일색의 당 노선에 관한 생각을 집요하게 파고 들 것으로 보인다. 또 안 후보에게는 대통령실과 맞서는 '결기'가 없다고 강조하며 안 후보가 공언한 ‘공천개혁’의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천 후보는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라 표현되는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고 있는 황교안 후보와 ‘부정선거론’을 두고 부딪힌 만큼 이를 비판하고 당이 미래로 나가야 한다는 점도 어필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 후보는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 문제가 됐던 발언을 두고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질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다른 후보들의 유·불리와 별개로 자신이 가장 적합한 당 대표 후보임도 호소하고 있다.

천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우리가 당내 선거부터 더 나아가서는 총선까지 서로 어떤 프레임 씌우고 저 사람은 안 되니까 나를 찍어 달라고 하는 것보다 당의 방향성과 어떤 비전에 대해서 제대로 된 논쟁을 해야 한다”며 “김기현 후보가 나에 비해 뭘 더 잘하겠다라고 하는 말은 솔직히 별로 잘 못 들어본 것 같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3일 전당대회 후보등록 마감 당일 공식 출마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중진인 윤상현, 조경태 의원을 제치고 컷오프를 통과했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15일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는 16.5%의 지지를 얻어 황교안 후보를 제치고 3위를 기록했다.

천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율을) 추월하는 데 2주 정도 본다고 말했는데 더 빨라질 수도 있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 후보는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며 이준석 전 대표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는 (천하람 후보를) 대놓고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천 후보를 비롯한 친이준석계 후보들의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천 후보가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는 지가 이준석 전 대표의 당내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전당대회에서 천 후보가 선전해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확인되면 총선을 앞두고 ‘보수신당 창당’ 가능성이 다시 떠오를 수 있다. 과거에도 공천 갈등이 분당으로 이어진 사례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천 후보는 공약으로 ‘대통령 공천개입 금지’를 내세웠다. 현재 당 주류인 친윤계 의원들과 김기현 후보가 차기 총선 공천에 윤 대통령의 의중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천 후보가 2030세대를 포함한 국민의힘 개혁성향 당원들의 표심을 대변한다는 점도 그의 돌풍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천 후보는 정치입문 이후 꾸준히 개혁보수를 자처해왔다.

천 후보는 2019년 이른바 ‘조국사태’를 계기로 ‘젊은보수’라는 준 정당단체를 만들고 활동하면서 정치권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 뒤 2020년 총선에서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3.02%(4058표)를 받아 4위로 낙선하기도 했다. 천 후보는 지금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천 후보의 개혁적 성향과 활동은 그가 2022년 6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천 후보는 당시 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으로부터 혁신위 합류를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후보의 개혁 행보는 여권은 물론 야권 청년 정치인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천하람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며 천 후보를 응원했다.

천 후보는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 경신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이 됐다.

법조인이 된 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근무했으며 법제처 국민법제관과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6년부터 정치발전소 이사를 맡아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본격적으로 여의도 정치에 자리를 잡는 계기를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TV조선에서 시작하는 국민의힘 당 대표 토론회는 20일 MBN, 22일 KBS, 3월3일 채널A에서 중계된다.

후보들은 먼저 자신을 한 단어로 소개한 뒤 출마의 변과 슬로건, 포부 등을 1분 이내로 발표한다. 그 뒤 한 명의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주도권 토론’과 두 가지 상황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밸런스 게임’, 자신에 대한 악플을 직접 해명하는 코너 등이 진행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