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준학 NH농협은행장(사진)의 임기만료일이 12월 말로 다가오면서 권 행장이 농협 인사관행을 다시 한번 깨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농협의 인사관행을 깨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농협에서는 2년 임기를 채우면 연임없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많았다.
권 행장은 취임 이후 NH농협은행의 최대 실적을 이끌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과 해외 진출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과거
이대훈 전 행장이 탁월한 실적을 이어가며 유일하게 인사관행을 깨고 농협은행장 연임에 성공했던 것처럼 권 행장도 이러한 인사관행을 다시 한번 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권 행장은 올해 12월31일로 2년 임기의 NH농협은행장직을 마친다.
이에 NH농협금융지주가 권 행장의 임기만료 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차기 행장 후보자를 물색하게 되는데 권 행장이 연임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농협은행 등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는 농협금융지주가 임기 만료 40일 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후보자를 선출한다”고 설명했다.
권 행장은 여러 분야에 걸쳐 고른 성과를 내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권 행장은 취임 첫 해인 2021년 순이익 1조5556억 원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9228억 원을 내며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디지털 전환과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권 행장은 메타버스를 이용한 ‘독도버스’ 서비스를 내놓아 시중은행 가운데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올원뱅크 앱에서 NH농협금융지주의 모든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계열사별로 흩어진 상품과 서비스를 모으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과 호주 시드니, 인도 노이다 등에 지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해외 진출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권 행장은 2025년까지 12개국에 14개 이상의 지점을 확보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권 행장의 연임이 점쳐지고 있지만 농협에는 2년 동안 재임한 뒤 자리에서 물러나는 인사관행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만큼 연임의 성공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역대 NH농협은행장 가운데 연임에 성공했던 사례는
이대훈 전 행장이 유일하다.
그동안 NH농협은행장은 1년마다 임기를 연장하고 2년을 마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 전 행장은 2년 임기 뒤 다시 연임에 성공했다.
이 전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NH농협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순이익을 1조 원대로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전 행장은 연임 이후 농협중앙회장이 교체되면서 3개월 만에 사임했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권 행장은 다른 시중은행장과 마찬가지로 은행 횡령사고와 내부통제 문제 등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국감에 5대 시중은행장들이 모두 증인으로 출석하는 가운데 의원들의 질의는 대규모의 횡령이나 이상 외환거래가 발생한 은행들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큰 규모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행장은 농협의 대표적 경기권 인사로 같은 경기 출신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선 영업현장과 본부 기획·마케팅 부서 등을 두루 거쳐 현장 소통 능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며 디지털 부문 등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디지털과 자산관리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9년 농협에 입사한 뒤 NH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과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2021년 1월부터 NH농협은행장으로 일해오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