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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박정원 경영능력의 시험대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3-03 16: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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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박정원 경영능력의 시험대  
▲ 박정원 두산그룹 차기 회장.

국내 재벌그룹의 승계공식만 놓고 보면 두산그룹은 ‘독특한’ 전통을 쌓아가고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두산그룹은 120년 장수기업인데 장자경영과 형제경영 승계를 이어왔다.

한 사람이 경영권을 차지하면 ‘승자독식’하거나 승계에서 밀려난 이들이 일부 계열사를 떼어내 ‘딴 살림’을 차리는 경우가 태반이었던 재벌그룹들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박정원 회장이 두산그룹 총수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두산그룹은 이제 4세 경영시대로 접어들었다. 두산그룹이 지금까지 해온 전통대로라면 향후 같은 4세들끼리 경영권 교체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두산그룹은 장자승계와 형제경영 외에 사촌경영이라는 또 하나의 전통을 추가하게 되는 셈이다.

롯데그룹의 경우에서 보듯 재벌가에서 형제간 경영권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데 비하면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까지는 못 미치더라도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식의 두산그룹 경영권 승계는 좋은 선례로 비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승계자의 경영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미래다’가 아니라 ‘두산그룹의 미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정원 회장이 도맡은 두산그룹의 미래는 현재 그리 녹록치만은 않아 보인다.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한 박 회장이 두산그룹의 위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 희비 엇갈려

두산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3일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전일보다 8.55%(1500원) 오른 1만9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두산인프라코어 2.98%, 지주사 두산 3.08%, 두산엔진 3.38% 등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두산건설 주가는 전일보다 8.81%(380원) 급락해 8만3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두산그룹은 2일 그룹 총수 변경과 함께 두 가지 사업현안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사업부문 매각 성사와 두산건설의 감자 결정이 그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동성 위기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를 받았고 이는 모회사인 두산중공업과 지주회사 두산 주가에도 훈풍을 몰고 왔다.

하지만 두산건설 주가급락은 감자결정과 사업분할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박정원 경영능력의 시험대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왼쪽)과 박정원 차기 회장이 지난해 11월31일 두산 베어스 축승회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 매각 성공에 유동성 숨통

두산인프라코어는 매각가격을 놓고 MBK 측과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다. 결국 두산인프라코어가 애초 기대한 매각대금보다 7천억 원가량 낮은 가격에 협상이 타결된 것은 박정원 회장의 경영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그룹이 지난해 낸 순손실은 1조7천억 원에 이른다. 박정원 회장이 취임 후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동성 리스크를 가능한 줄여야 첫 출발에서 발을 내딛기가 쉽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문 매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손자 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으로 별도 순차입금이 3조1천억 원에서 2조 원으로 하락하게 됐다”며 “하반기 자회사 밥캣의 국내 상장 추진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도 "두산인프라코어는 총 차입금 3조2천억 원 가운데 1조5천억 원의 만기가 올해와 내년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1조 원 규모의 현금 확보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두산밥캣의 성공적인 상장까지 이어진다면 유동성 고비를 확실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인프라코어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두산중공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원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확보는 두산중공업에 긍정적 뉴스”라며 “양호한 수주실적과 더불어 자회사 리스크까지 진정되면 주가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향후 밥캣 상장까지 순조롭게 마치면 위기를 한고비 넘길 것으로 분석된다.

◆ 박정원의 '아픈 손가락', 두산건설의 운명은?

두산건설의 상황은 좀 다르다.

두산건설은 박정원 회장에게 사실상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2009년 두산건설 회장에 올랐고 2012년 지주사 두산 회장까지 겸임하면서 차기 총수 1순위로 꼽혀왔지만 두산건설의 경영실적이 부진해 경영능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그룹 총수로 나서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손을 댈 가능성이 높은 곳도 두산건설이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박용만 회장이 그룹 총수에서 물러나도 경영을 책임지기로 했다. 총수에서 물러나지만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서는 역할분담이 이뤄지는 셈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영업손실 1669억 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1조8053억 원으로 전년보다 18.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5207억 원으로 전년보다 659.3%나 늘었다.

두산건설은 2일 액면가액을 5천 원에서 500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감자비율이 90%로 자본금이 4206억 원에서 510억 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두산건설 재무구조가 개선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 차입금이 1조5715억 원인데 이 가운데 1년 내 단기차입금이 1조2709억 원이나 된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은 대규모 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등 유동성 확보에 온힘을 쏟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산건설은 1월 성남시 분당의 토지를 계열사에 팔아 1018억 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또 렉스콘 사업부의 마지막 사업장이었던 관악공장을 떼어내 렉스콘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매각하기로 했다.

박정원 회장이 두산건설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두산건설은 박정원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 2년차인 2012년 4491억 원의 충격적인 적자를 내자 두산중공업과 오너 일가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두산건설 구하기에 힘을 보탠 전례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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