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 등을 통해 국내외 자산운용업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낸다.
삼성생명은 보험업이 핵심이지만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보고 자산운용업에서 보험업황 악화와 저금리 기조에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전영묵 사장은 자산운용을 수익 창출의 핵심 축으로 확대하는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손익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현재 국내보험에서 거두는 수익이 85%, 자산운용을 통해 내는 수익 15%로 나타났다.
전 사장은 2030년까지 국내보험 비중을 38%까지 줄이고 자산운용을 32%로 늘리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머지 30%는 해외 보험사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분투자를 통해 글로벌사업을 확대하고 대체자산 및 전통자산을 아우르는 ‘멀티 부티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완전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전 사장은 인수합병(M&A) 등으로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전문운용사를 둬 삼성자산운용 등과 함께 국내 자산운용을 담당하도록 하고 해외에서는 글로벌 대체운용사와 글로벌 전통운용사 등에 지분을 투자해 자산운용업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 사장이 투자를 늘리며 자산운용을 수익창출의 핵심 축으로 삼으려는 배경에는 삼성생명이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4486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45% 증가했다.
이에 앞서 2020년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이 급증해 순이익이 2019년 1분기보다 48.6% 급감했는데 2분기 실적으로 이를 상당부분 만회했다.
전 사장은 올해 1월 삼성생명 대표에 내정돼 경영활동을 시작했지만 공식적으로 취임한 것은 3월19일 주주총회 이후다. 첫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자산운용은 전 사장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전 사장은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프로젝트파이낸싱(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도 지냈다.
2분기 실적을 통해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전문분야인 자산운용을 강화해 보험업황 악화와 저금리 기조에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자본력이 탄탄하다는 점도 전 사장이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를 통해 자산운용을 강화하려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은 35조794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1% 늘었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2.6% 늘었다.
지급여력(RBC)비율은 337.2%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