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통합당이 서병수 전 부산시장을 진구갑에 전략공천해 힘든 선거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다.
서 전 시장은 제16대부터 제19대까지 부산 해운대기장갑에서 내리 당선된 4선의원으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으로도 당선되는 등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보수 정치인으로 꼽힌다.
김 의원이 2016년 총선 부산 진구갑에 당선되긴 했지만 당시 49.6%를 득표해 46.5%를 얻은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 끝에 당선된 점을 비춰보면 이번 총선 결과를 낙관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진구갑 지역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 정 이사장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해 보수표 분산 가능성이 커지며 김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선거판이 열리게 됐다.
정 이사장은 1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무소속 출마를 밝히고 삭발하며 "통합당 밀실 낙하산 공천을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개월 동안 당을 위해 헌신한 예비후보자에게 경선에 참여할 기회조차도 주지 않았다"며 "무능한 진보세력과 부패하고 불공정한 보수세력에 맞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주민 편에서 정의와 상식의 길을 걷고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진구갑은 제19대와 제20대 총선에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각각 한 번씩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정 이사장의 행보가 주요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이사장은 제19대 총선에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부산 진구갑에 전략공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24.71% 득표율을 얻을 만큼 지역 내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김 의원이 49.6%를 득표해 46.5%를 얻은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제20대 총선에서도 정 이사장이 새누리당 공천 경선에서 패한 뒤 나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아 김 의원에게 덕을 봤다는 시선도 있다.
이석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은 2월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총선 공천 신청자에 관한 면접에서 "부산진갑은 제20대 총선에서 보수 분열로 패했는데 정 이사장이 경선에서 이긴 나성린 전 의원을 도운게 맞느냐"며 "나는 (‘도왔다’는 정 이사장의 대답과) 다른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수통합 여부가 부산 진구갑 선거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온 만큼 통합당에서도 분열을 막기위해 애쓰고 있지만 전략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 전 시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정 이사장도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많은 노력을 들여 여기까지 와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플 것으로 충분히 이해한다”며 “다만 지금은 보수우파가 똘똘 뭉쳐야 할 때로 개인적 서운함은 뒤로하시고 정권 심판을 위해 힘을 합쳐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진구갑의 또 다른 통합당 예비후보인 이수원 전 자유한국당 부산진구갑 당협위원장도 11일 오후 부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전 시장의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등 공천 갈등이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김 의원은 10일과 11일 연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계정에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등 지역정서를 고려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응해 군소정당들과 비례대표를 위한 연합정당 설립을 놓고 권리당원 투표를 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벌인다.
그는 "저쪽이 생각지도 못한 꼼수를 부려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