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총재는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영향을 받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현재로서는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할 상황이므로 한국은행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열 "금융과 외환시장 안정에 중점, 필요하면 통화정책으로 대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는 이 총재를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의 양호한 대외 신인도가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통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신호도 보냈다.

이 총재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리와 관련해서는 따로 말할 내용이 없다”면서도 “상황변화에 따라 필요하다면 통화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추가 인하 여부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낮췄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8월30일에 열린다.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원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하는 회의지만 이번에는 홍 부총리가 직접 주재하고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당국 수장들이 회의에 참석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경제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