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 수주전에서 미국의 공세를 버텨내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29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 수주전에서 본계약을 위한 2차 예비사업자(숏리스트)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월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 술탄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 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은 3월 말까지 예비사업자를 2~3곳 추리기로 했지만 3월의 마지막 날이 되도록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로부터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2차 예비사업자 발표와 관련해 아직 별다른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고 발표 일정이 미뤄진다는 공지 또한 없는 만큼 끝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이 초조하게 발표날만 기다리는 사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미국은 물밑에서 발빠르게 움직였다.
영국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에너지부에서 비밀리에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기업들에게 원전기술 이전을 할 수 있도록 원자력기술 판매인가 6건을 내줬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기업들과 예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로이터는 2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원자력 기술을 사우디아라비아와 공유하는 방안과 관련해 광범위한 합의를 조용히 추진해왔다”고 보도했다.
김종갑 사장도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에서 홍보전을 벌이는 등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김 사장은 2018년 7월 1차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뒤 사우디아라비아에 세 차례 가서 한국 원전을 홍보했다. 김 사장은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전을 수출할 때 특히 현지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1월 기자간담회 때 “한국은 원전 사업의 현지화를 강조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상당히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나 스스로 판단한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들 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업한 경험이 많아서 현지화에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월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보였지만 2차 예비사업자 발표를 눈앞에 둔 지금은 모든 상황이 안갯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은 원자력발전 2기를 짓는 일로 사업 규모가 22조 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전력이 주축인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5개 나라가 최종 사업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1차 예비사업자 선정 때 입찰지원서를 낸 5개 나라 모두가 포함돼 2차 예비사업자 선정이 본격적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력은 2018년 10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 2차 예비사업자 입찰자료를 제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은 2차 예비사업자를 3월 발표하고 2019년 말까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1곳을 결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