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김 사장은 해외사업의 부실 가능성을 막기 위해 선제적 위험관리에 힘쓰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잠비아 정부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잠비아와 보츠와나를 잇는 카중굴라 교량공사를 일시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해외공사 손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대응조치로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지한 것”이라며 “발주처의 요구사항에 대응하지 못하고 끌려간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조치”라고 말했다.
해외 정부 발주로 진행하는 공사를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중지하는 것은 건설업계에서는 이례적 일인 만큼 이번 조치에는 선제적 위험관리를 통해 해외사업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김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사업의 안정적 관리는 KDB산업은행이 들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매각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호반건설은 2018년 초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으나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에 모로코 사피 발전소사업에서 3천억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을 파악하고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이 2016년 해외사업의 대규모 부실을 털어낸 뒤 어느 정도 경영이 정상화됐다는 판단 아래 매각을 추진했는데 또 다시 해외사업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 발목이 잡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호반건설의 인수가 무산된 뒤 대우건설의 새 사장을 구하며 "새 사장이 오면 2년 동안 대우건설을 팔지 않을 테니 조직을 안정화를 주문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김 사장은 2018년 5월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새 대표이사 사장후보로 단독 추천됐고 6월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 만큼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대규모 손실 가능성 예방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김 사장은 최근 들어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리비아와 카타르 사업의 위험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사드 알 무한나디 카타르 공공사업청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우건설>
리비아와 카타르는 각각 내전과 아랍권 국가들과 단교로 과거 대우건설 실적에 타격을 준 대표적 나라인데 대우건설은 현재 리비아에서 사업을 재개하고 카타르에서 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 사장은 리비아에서 2014년 중단됐던 즈위티나 발전소 프로젝트를 다시 진행하는 동시에 웨스턴마운틴 발전소 증설공사를 새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카타르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링 고속도로 공사를 바탕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리비아는 현재 치안이 안정화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여행금지국가로 분류돼 있는 등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카타르 역시 종교적 갈등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리비아와 카타르에서 또 다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위험관리가 중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과거 그 국가에서 사업을 시행한 경험이 중요한데 대우건설은 리비아와 카타르는 물론 해외 여러나라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며 “입찰 전부터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파악해 사업에 참여하는 등 보수적으로 위험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