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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철곤 오리온 회장 |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비상장사인 아이팩으로부터 15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눈총을 받고 있다. 아이팩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의 6배가 넘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담 회장은 오리온으로부터 거액의 연봉과 배당금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업계는 담 회장이 자녀에게 지분 승계를 위해 무리하게 비상장사에서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4일 아이팩에 따르면 담 회장은 아이팩으로부터 배당금으로 150억8800만 원을 받았다. 담 회장은 아이팩 지분 18만4천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아이팩이 주당 8만2천 원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높은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아이팩은 식품 포장지를 만드는 회사로 1981년 설립됐다. 아이팩은 지난해 403억3944만 원의 매출을 올려 24억8400만 원의 이익을 냈다. 2012년보다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은 1억 원 가량 늘었다.
담 회장은 아이팩 지분 53.33%(18만4천주)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2대 주주는 프라임링크인터네셔널이란 외국계 투자회사인데 나머지 지분 전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팩이 프라임링크인터네셔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순환출자 구조에 있는 것이고 아이팩은 사실상 담 회장 개인소유다.
담 회장이 이번에 아이팩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순이익의 6배에 이른다. 담 회장은 2011년에도 아이팩으로부터 고액 배당을 받았다. 담 회장은 2011년 배당금으로 200억5600만 원을 받았다. 주당 10만9000원이다. 당시 아이팩의 순이익이 겨우 9억 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담 회장은 무려 순이익의 20배가 넘는 배당금을 받은 것이다. 아이팩이 담 회장의 ‘화수분’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담 회장은 지난달 오리온으로부터 23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오리온은 지난달 주당 3천원씩 총 158억 원의 배당을 결정했는데 초코파이 가격을 20%나 올린 이후에 내린 결정이어서 비난을 받았다. 담 회장 일가는 오리온으로부터 51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았다. 소비자단체들은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면서 대주주들은 자기 이익만 챙긴다”고 지적했다.
담 회장이 아이팩에서 거둔 배당수익은 담 회장 일가가 오리온으로부터 받은 연봉과 배당금을 합한 금액보다 많다. 담 회장과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총 97억 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여기에 배당수익 51억 원을 더하면 총 148억 원에 이른다.
담 회장은 아이팩과 관련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이팩은 2012년 매출의 100%를 오리온과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와 거래를 통해 거뒀다. 지난해 내부거래 비율이 80%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일감 몰아주기와 고액배당이 자녀들에게 회사를 승계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고 해석한다. 담 회장이 지분 승계를 위한 재원을 아이팩에서 마련하기 위해 일감을 몰아주고 고액배당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담 회장이 자녀들에게 1조6천억 원에 이르는 지분을 물려주기 위해선 엄청난 상속증여세를 내야 한다. 최근 지주사인 오리온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승계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진 상태다. 담 회장의 두 자녀들은 오리온 지분을 겨우 0.53%씩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자녀들이 모두 30대를 바라보고 있어 오리온 그룹도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오리온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내년부터 연봉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