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9월 출시한 '아이폰XS' 시리즈보다 비교적 저렴한 부품과 소재를 적용해 가격을 낮춘 '아이폰XR'의 출시가 임박했다.
아이폰XR은 중국을 포함한 세계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대거 확보하며 판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 스마트폰업체에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 CNBC는 16일 "애플이 새로 내놓는 아이폰XR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수요를 대거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19일 미국과 중국 등 1차 출시국에서 아이폰XR 예약판매를 시작한 뒤 26일 정식으로 출시한다. 앞서 출시된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보다 1개월 정도 늦은 것이다.
CNBC는 궈밍치 TF증권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애플의 아이폰XR이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대용량 배터리, XS 시리즈에 버금가는 성능, 낮은 가격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에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궈 연구원은 아이폰XR의 판매 호조 전망을 반영해 연말까지 새 아이폰의 출하량 예상치도 기존 33만~35만 대에서 36만~38만 대로 높여 잡았다.
아이폰XR은 아이폰XS 시리즈와 달리 올레드가 아닌 LCD패널을, 듀얼카메라 대신 싱글카메라를 탑재했고 뒷면에 유리가 아닌 금속 소재를 적용한 점을 제외하면 성능에 사실상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가격은 미국 기준 749달러로 아이폰XS 시리즈보다 250달러 이상 낮게 책정됐다.
궈 연구원은 아이폰XR의 판매가 내년에도 꾸준히 좋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를 꾸준히 확보할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아이폰XR의 판매 호조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업체에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는 미국에서 999달러의 가격부터 판매된다. LG전자 V40씽큐는 920달러, 구글 픽셀3XL은 899달러로 매겨졌고 중국 화웨이의 '메이트20프로'는 1050달러로 출시가 예상된다.
주요 스마트폰업체가 일제히 새 프리미엄 신제품을 고가에 내놓고 있어 아이폰XR의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궈 연구원은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아이폰XR 출시를 기다려 스마트폰 구매를 늦추면서 중국 상위 스마트폰업체의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애플이 아이폰XR로 기존 아이폰 구매자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소비자의 교체수요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애플이 올해 아이폰XR에 사용되는 부품 주문량을 기존 예상치보다 50% 정도 높였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아이폰XR을 통해 그동안 가장 약점으로 꼽히던 가격 경쟁력을 크게 개선한 만큼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판도를 바꿔낼 만한 잠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아이폰XR과 경쟁해야 하는 스마트폰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아이폰XR이 예상대로 강력한 판매 호조를 보인다면 경쟁 스마트폰업체도 일제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생산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아이폰XR은 하반기에 줄지어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악몽'이 될 수도 있다"며 "연말 성수기의 스마트폰 수요를 대거 빼앗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XR의 한국 출시일은 아이폰XS 시리즈와 같은 11월2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