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9-10 15: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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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무인편의점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 CU가 편의점업계 1위를 지키려면 무인편의점 도입 확대 등을 통해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올해 말까지 무인형 셀프결제 CU 편의점을 10여 곳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GF리테일은 현재 무인형 셀프결제 CU 편의점을 3곳만 운영하고 있다. 이 편의점은 낮에 일반편의점으로 운영되다가 새벽 1~6시 정도에만 셀프결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무인편의점 이용 고객은 BGF리테일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결제 애플리케이션 CU바이셀프를 켠 뒤 출입구 옆 단말기에 QR코드를 스캔해 편의점에 입장할 수 있다. 상품 결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고객이 직접 바코드를 스캔한 뒤 모바일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CU편의점뿐 아니라 가맹점에서도 무인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무인편의점의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확인받게 되면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무인편의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GF리테일 등이 운영하는 무인편의점은 향후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높여줄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9년 최저임금 8350원을 기준으로 새벽 1시부터 6시까지만 무인편의점을 운영한다면 월 37만6천 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최저임금은 해마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렇게 되면 가맹점주들이 무인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아낄 수 있는 인건비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이는 가맹점주들에게도 반가운 일이 될 수 있다.
본사에서 가맹점주들에게 지원하는 비용이 늘지 않고 최저임금이 10%가량 오르면 2019년 가맹점주 순이익은 19%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의 순이익이 100만 원대인 상황에서 30만 원대의 비용 절감 효과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BGF리테일은 가맹점이 많아야 가맹비를 많이 받을 수 있고 규모의 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어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한국 편의점시장이 과포화상태인데도 CU는 지난해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34%에 이르러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BGF리테일로서는 출점뿐 아니라 기존 가맹점주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지키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무인편의점이 여기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다.
▲ CU바이셀프 사용 이미지.
허나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의 무인편의점은 아직 검토단계지만 무인점포가 도입되면 점주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며 “가맹점주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출점 수요로 이어지기 때문에 BGF리테일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BGF리테일이 무인편의점 강화 전략을 편다면 시장 지배력을 발판으로 가맹점주들의 호응을 더 많이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쟁사들의 무인편의점 진출은 더딘 편이다.
편의점업계 2위인 GS리테일은 무인편의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고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도 최근 무인편의점 3호의 문을 열었었을 정도다.
이마트24가 무인편의점 수를 현재 9곳에서 올해 안에 60~7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이마트24는 업계 4위로 파급력이 아직은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BGF리테일은 그동안 무인편의점 등을 시행할 수 있는 각종 기반을 갖추는 데 힘을 써 왔다.
BGF리테일은 2017년 11월 소비자가 상품 스캔에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 CU바이셀프를 개발했다.
당시 이은관 BGF경영혁신 팀장은 “CU바이셀프가 현재 보조적 결제수단으로 쓰이고 있지만 향후 스마트도어, 스마트CCTV와 연계해 무인편의점을 실현하는 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이밖에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한우와 한돈을 자판기로 판매하고 있다. CU도 이런 흐름에 맞춰 삼겹살과 목살 등을 1~2인 가구에 맞춰 300g 정도로 소포장해 판매하는 자판기를 올해 6월 말 CU삼성신원2단지점에 설치했다.
자판기는 현재 과포화한 한국 편의점시장에서 무인편의점의 틈새시장으로 여겨진다.
넓은 공간이 필요없을 뿐 아니라 본사에서는 재고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최저임금 상승과 과포화한 편의점시장 등을 고려해 자판기를 도입한 점포를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