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올해 건설업계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건설사 회사채 발행은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 사장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해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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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
정 사장은 해외 건설경기 부진에도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앞으로 해외현장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실적개선의 기대감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16일 5년물 1500억 원, 7년물 2천억 원 등 3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당초 2천억 원을 발행하기로 했으나 수요예측에서 2.3대1의 경쟁률을 보여 1500억 원 증액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이 가운데 1천5백억 원을 6월 만기도래하는 공모채를 상환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단기차입금 상환과 자재구매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건설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단기 회사채에 집중되는데 7년물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건설은 2013년 처음으로 7년물 회사채를 발행했고 지난해 8월에도 7년물 회사채를 발행해 성공했다. 발행규모도 2013년 1천억 원, 지난해 1천5백억 원에서 이번에 2천억 원으로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현대건설의 회사채 발행 자신감은 양호한 실적과 전망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 17조3870억 원, 영업이익 9589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2013년 대비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20.9% 증가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세계 건설업황이 부진하지만 현대건설은 해외에서 109억 달러를 수주하며 해외수주 1위에 올랐다. 유가하락으로 건설경기가 둔화한 중동에서 중남미와 동유럽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 효과를 낸 것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목표 27조6900억 원 가운데 70% 가량을 해외시장에서 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올해 ‘글로벌 건설리더를 지향하는 새로운 도전’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건설명가를 향해 힘차게 날개 쳐 올라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회사채 흥행에서 나타났듯이 현대건설의 해외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특히 지난해 해외 저수익 사업이 준공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진행이 빨라져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라며 “해외 저수익 공사가 마무리돼 영업이익률이 5.5%에서 6%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9일 1억26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송전선로 건설 공사를 수주하며 올해 첫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 설계·구매·시공을 일괄 담당하는 EPC방식 공사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송변전공사 추가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4억 달러 규모의 송변전 관련 공사를 진행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