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토즈가 유명 캐릭터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애니팡'을 잇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애니팡 흥행이 워낙 기록적 수준인 데다 모바일 게임업계의 상황도 많이 달라져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기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정섭 선데이토즈 대표이사.
22일 선데이토즈 관계자에 따르면 선데이토즈는 2분기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을 해외에 홍보하는 데만 약 35억 원을 쏟아부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선데이토즈 2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은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의 해외 마케팅 비용 탓이 컸다”며 “마케팅 비용만 아니었다면 수 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둘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은 인기 캐릭터인 ‘위베어 베어스’를 활용한 캐주얼 모바일게임이다.
위베어 베어스는 그리즐리, 판다, 아이스베어 등 곰 세 마리의 일상을 담은 만화영화인데 2015년 7월 미국에서 방영되면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은 인기있는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만큼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고 실제로 국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은 22일 구글 앱장터에서 매출 기준 17위에 올라있다. 상반기 선데이토즈 전체 매출에서 절반가량이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에서 나왔다.
선데이토즈는 위베어 베어스 더퍼즐을 해외에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플랫폼 없이 자체 서비스로 출시하는 도전장도 내밀었다. 그동안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 등 다른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 게임을 서비스해왔다.
하지만 선데이토즈가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로 2012년 ‘애니팡 신화’를 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모바일게임시장은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모바일게임시장은 리니지M, 리니지2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뮤오리진2 등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이 매출로 상위권을 거의 휩쓸다시피 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 이용자들과 캐주얼 게임 이용자들은 결제를 할 때 전혀 다른 패턴을 보인다”며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이용자들에게 게임 아이템은 게임 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목돈을 결제하는 데 주저함이 없지만 캐주얼 게임은 큰 돈을 쓰지 않고도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지갑이 잘 열리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 위베어 베어스 더 퍼즐(왼쪽)과 애니팡3.
최근에 나오는 캐주얼 모바일게임들이 애니팡의 흥행공식을 거의 따라가고 있다는 점도 새 게임이 주목받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
애니팡은 같은 동물 3개를 잇는 평범한 게임이었지만 당시로서는 생소한 ‘기다리면 무료’라는 게임 방식을 도입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계를 통해 경쟁심리를 부추긴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지금은 많은 캐주얼게임들이 기다리면 게임을 할 수 있는 모델을 적용하고 있고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와 연계하는 방식도 널리 쓰인다.
선데이토즈는 2012년 7월 캐주얼 모바일게임 애니팡을 출시해 모바일게임업계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애니팡은 출시 75일 만에 2천만 내려받기를 달성했고 누적 내려받기 수 3700만 건, 하루 최대 이용자 수 1천만 명 등 이례적 기록들을 써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의 흥행 덕분에 2014년 매출 1440억 원을 내는 등 급성장했지만 애니팡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매출도 덩달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과 2016년 매출은 모두 700억 원대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에 치중된 매출구조를 바꾸기 위해 유명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데이토즈는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유명만화 캐릭터 ‘피너츠’를 활용한 새 모바일게임 ‘스누피 틀린그림찾기’를 내놨다.
피너츠는 미국 만화가 찰스 슐츠가 그린 만화로 1950년 연재를 시작했다. 스누피를 비롯해 찰리브라운, 라이너스, 루씨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캐릭터들이 피너츠의 주인공이다.
스누피 틀린그림찾기는 사전예약을 받은 지 3일 만에 50만 명을 모으고 출시 2주 만에 200만 내려받기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