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기업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낸드플래시를 공개하고 양산계획을 밝혔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기업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중국 YMTC가 자체기술을 적용한 3D낸드를 공개하고 10월부터 양산할 계획을 밝혔다"며 "하지만 기존 반도체기업들과 경쟁력 차이가 크다"고 바라봤다.
 
중국 3D낸드 개발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술에 크게 못 미쳐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중국 국영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 계열사인 YMTC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반도체세미나 '플래시메모리서밋'에서 32단과 64단 3D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3D낸드는 낸드플래시의 성능과 생산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그동안 업계에서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자체 3D낸드 기술 확보에 성공하면 양산을 곧바로 시작해 업황악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존 낸드플래시업체가 QLC(쿼드레벨셀) 등 첨단공정을 적용하며 경쟁력 차이가 커지고 있다"며 "YMTC의 기술력은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파악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YMTC가 3D낸드 개발과 양산일정을 앞당기며 기술발전을 증명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YMTC의 32단 3D낸드 생산원가가 주요 경쟁사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64단 3D낸드에서도 실제 원가격차를 크게 줄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YMTC의 반도체 관련 인력은 3천 명 정도로 삼성전자의 3만8천 명, SK하이닉스의 2만5천 명과 비교해 턱없이 적다"며 "기술개발과 양산 목표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YMTC가 63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할 때 삼성전자는 128단, SK하이닉스는 96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점도 기술격차가 좁혀지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황 연구원은 "YMTC의 3D낸드 양산기술은 선두업체와 적어도 4~5년의 격차가 있다"며 "아직 양산기술을 학습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른 시일에 출하량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봤다.

중국 반도체기업은 낸드플래시뿐 아니라 D램기술 확보에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을 노려 메모리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국정부의 야심이 최소 수년 안에 성과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황 연구원은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사업화 가능성에 근본적 의문마저 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반도체 기술력을 자신하며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시장 진출에 무리가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