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미주 노선에서 점유율 확대를 낙관하기 어렵다.

해운동맹 2M이 다른 해운사와 손을 잡으면서 새 미주 노선을 개설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미주노선에 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의 부담 안아

▲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2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해양진흥공사 지원에 힘입어 미주 노선에서 몸집을 불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현대상선은 앞으로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4천 TEU(20피트 컨테이너 박스 1개를 가리키는 단위로 컨테이너 전용선의 적재용량을 나타내는 단위)급 컨테이너선 8척을 인도받은 뒤 이들을 미주 동안 노선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미주 동안 노선에서 선박을 운항하지 않고 있으며 2M 선복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미주 동안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2만3천 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4천 TEU급 컨테이너선 8척 등 20척을 놓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 3곳과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본계약을 체결하면 2020년 2분기 2만3천 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 1만4천 TEU급 선박 8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앞으로 선박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1만4천 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미주 동안 노선에 투입하는 방안은 내부에서 논의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미주 노선 점유율이 영업에 관건인 만큼 미주 동안 노선에서 선박을 직접 운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주로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물량을 끌어모아 북미 지역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미주 노선 점유율이 떨어지면 운임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

현대상선은 1분기 기준으로 미주 노선 매출 비중이 40%로 미주 노선의 매출 의존도가 크다. 또 현대상선은 미주 노선에서 전문성을 화주들에 내세우기 위해 미주 서안과 동안에 화물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미주 동안 노선에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운동맹 2M이 이스라엘 해운사인 짐라인과 미주 동안 노선을 공동운항하기로 한 만큼 현대상선이 미주 동안 노선에서 협력할 해운사를 구하기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M은 7월 중순 짐라인과 9월1일부터 7년 동안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을 공동운항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에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2M과 짐라인의 협력으로 미주 동안 노선에서 배정받는 선복이 줄지 않는다”며 “다른 노선에서 협력관계가 해소되는 것도 아닌 만큼 2M과 짐라인의 공동운항이 2M과 현대상선의 협력관계에 끼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미주노선에 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의 부담 안아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하지만 현대상선이 앞으로 단독으로 미주 동안 노선에 선박을 띄우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해운업계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미주 노선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하다.

2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뒤 유럽 노선과 미주 동안 노선에 투입됐던 선박들의 운항 중단으로 선복량이 크게 감소해 경쟁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해운분석기관 피어스(PIERS)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해 6월 미주 노선 점유율이 5.1%로 지난해 6월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미주 동안 노선에 선박을 투입하기까지 2년이 남은 만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며 “2M과 계속 협력하는 방안이나 다른 해운사와 협력하는 방안 등 여러 가능성을 감안해 미주 동안 노선 운영을 차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