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6-25 18: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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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사(AXA)손해보험이 소형 보험사 가운데 자동차보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에 치우쳐진 사업 포트폴리오가 악사손해보험의 수익성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내실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질 프로마조 악사손해보험 대표이사.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굵직한 대형사들과 경쟁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2018년 1분기에 자동차보험에서 142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둬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을 냈다.
2018년 1~2월 기록적 한파와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1분기에 11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자동차보험에서 영업이익을 낸 곳은 단 3곳뿐이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악사손해보험만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을 나타냈고 악사손해보험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각각 28.9%, 20%로 국내 자동차보험 1, 2위사인데 불과 점유율 3.7%에 불과한 악사손해보험이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악사손해보험은 프랑스 최대 보험사이자 유럽권역 2위 보험사인 프랑스악사손해보험을 본사로 두고 있다.
프랑스악사손해보험은 2001년 한국에 최초로 ‘다이렉트(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선보인 뒤 악사손해보험을 자동차보험 전업 보험사로 각인시켰다.
이후 적게 운행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마일리지 보험, 3년 수리보증 서비스, 맞춤자동차 보험 등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의 차별화로 점유율을 확보했다.
악사손해보험은 텔레마케팅(TM) 채널과 온라인(CM) 채널로 구성된 다이렉트 비중이 100%라는 점 때문에 사업비 절감에 유리하다. 매출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손보사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손해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외국계 손해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은 이미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재무상태를 관리하고 있던 만큼 국내 손해보험사들에 비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2018년 1분기 말 지급여력비율(RBC) 평균이 직전 분기 말보다 4.9%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악사손해보험은 25.9%포인트 높아졌다.
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기준 대비를 위해 지급여력비율제도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면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손보사들 대다수가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진 가운데 악사손해보험은 방어를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의 매출 규모가 대형 보험사에 비해 워낙 작고 다른 대안이 없는 사업구조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손해보험사들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뛰어들어 삼성화재가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고 최초 주자인 악사손해보험은 영향력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시장만 놓고 봤을 때 악사손해보험의 1분기 점유율은 9.9%로 집계됐다. 2015년 14.9%, 2016년에는 12.9%, 2017년에는 11.1% 등이다.
악사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에 치우쳐진 사업이 수익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종합손해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 장기보험 확대를 추진했다.
질 프로마조 악사손해보험 대표는 2017년 4월 악사손해보험에 취임한 뒤 2020년까지 장기보험의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악사손해보험이 장기보험의 영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2017년 장기보험 비중이 전체 원수보험료 가운데 5%에 불과했다"며 "종합손해보험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에만 치중한 사업구조를 빠른 시일내에 다각화하면서 내실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