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국내 방산기업들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필리핀 군대의 전력을 증강하면서 무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을 주요 수입 국가로 눈여겨보고 있다.
 
필리핀 국방전력 강화, 한국 방산기업의 수출시장으로 급부상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12일 필리핀 언론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이 케손시티의 캠프 아기날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핀 군대의 현대화 계획에 따라 잠수함을 확보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며 “한국과 러시아, 다른 나라들의 잠수함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로렌자나 장관은 잠수함 생산에 5~8년가량이 걸린다며 지금 잠수함을 주문해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에 인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필리핀이 영토를 확보하기 위해 잠수함이 필요하다”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주변국은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필리핀)는 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잠수함 도입 계획은 필리핀 군대의 현대화 프로그램 제3단계다.

필리핀은 군 현대화 프로그램의 제2단계로 해군 함대와 헬리콥터, 비행기 및 다른 군용 장비들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이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밝히면서 수입 대상 국가로 한국을 꼽아 방산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필리핀은 과거에도 국내 방산기업들에게서 전투기와 무기 등을 구입한 이력이 있는 한국산 무기의 주요 수입국이다.

필리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경공격기 FA-50을 모두 12대 구매했다. 주요 군용 차량과 K3 경기관총 등 육군 장비와 소형 잠수함 방어함 등도 한국으로부터 사들였다.

한국은 2016년 필리핀에 무기를 판매한 나라 가운데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필리핀은 최근 군대 전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마약사범들과 전쟁, 반군 소탕 등에 필요한 무기 소요가 늘어나고 있고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방산제품 구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인데 필리핀의 무기 수입이 가시화하면 한국 방산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투기부문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잠수함과 호위함 등 군용 선박 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이 필리핀에서 일감을 수주할 수 있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에 직접 탑승하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