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마침내 초저가 타이젠폰 인도에 출시  
▲ 삼성전자 Z1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타이젠폰 Z1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국내외 시장에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번에 자체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탑재한 제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10만 원 아래의 초저가 타이젠폰으로 인도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에 나서려고 한다.

타이젠 스마트폰은 출시가 여러 차례 연기돼 말만 무성했던 제품이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주도권을 안드로이드와 iOS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젠 스마트폰의 성공이 주목된다.

◆ 첫 타이젠 스마트폰, Z1은 어떤 제품?

13일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4일 인도 뉴델리에서 행사를 열고 타이젠 스마트폰 Z1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오셔서 삼성의 신제품을 즐겨보세요(Come, Enjoy Samsung’s Next Product)’라는 내용을 담은 초청장을 현지 언론에 배포했다.

현지 언론에서 공개한 사양에 따르면 Z1은 2.3버전 타이젠 운영체제 등을 탑재했다. 4인치 WVGA(480x800) 해상도 디스플레이,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768MB 램(RAM), 4G 내장메모리, 310만 화소 후면카메라, VGA급 전면카메라, 1500mAh 배터리 등을 장착했다.

가격은 5700 루피(9만9천 원)로 100 달러 미만 선에서 책정됐다.

타이젠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삼성전자가 2012년부터 미국의 인텔 등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다.

타이젠은 스마트워치인 기어S에 사용되면서 처음으로 실체가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그동안 네 차례에 걸쳐 출시를 미뤄왔다.

출시가 미뤄지면서 타이젠을 홈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부터 적용해 갈 것으로 보는 관측이 힘을 얻기도 했으나 마침내 인도시장에서 첫 타이젠 스마트폰이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첫 출시를 시작으로 타이젠폰 Z1을 중국 등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시장에서도 공개하기로 했다.

◆ Z1은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타이젠 스마트폰인 Z1의 출시가 미뤄졌던 것은 충분한 앱의 확보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는 다양한 앱을 확보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에서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150만 개가 넘지만 타이젠용 앱은 6천 개 정도에 불과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마침내 초저가 타이젠폰 인도에 출시  
▲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
삼성전자는 타이젠이 아직 다양한 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태인 점을 감안해 저가형 스마트폰에 탑재해 저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높은 인도시장에 출시를 결정했다. 신흥시장의 보급용 스마트폰 운영체제로서 타이젠의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외신들의 보도를 보면 타이젠폰 Z1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데 성공했다.

타이젠 앱 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호환 레이어(ACL)를 다운받으면 안드로이드 앱 구동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와 함께 타이젠 연합을 이끌고 있는 오픈모바일은 “애플리케이션 호환 레이어(ACL)는 타이젠의 시스템에서도 안드로이드 앱들이 마치 타이젠 전용 앱처럼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필수적인 앱에 대한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생태계 구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호환 레이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 구동이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타이젠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개발자들을 끌어들여 다양한 타이젠 운영체제 전용앱들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비슷한 가격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경쟁 스마트폰들과 차이점이 없이 애플리케이션 호환 레이어를 다운받는 수고로움까지 더해진다면 굳이 Z1을 사야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