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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1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인 'New thinking, New possibility(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최근 국제행사에 잇달아 얼굴을 내비치면서 현대차그룹의 얼굴로 활동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12일 ‘2015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 무대에 직접 나타났다.
현대차가 이날 처음 공개한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소개하기 위해 정 부회장이 직접 연사로 나선 것이다. 정 부회장이 모터쇼 무대에 오른 것은 2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 이후 4년 만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 하락, 일본 자동차 공세에 대한 대응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현안에 대해 자신있게 발언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뒤에 서려고 했는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 현대차의 미래 친환경차 직접 발표
정 부회장은 무대에 올라 영어로 5분 동안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쏘나타를 처음 생산한 지 올해 10년을 맞이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미래전략을 설명하면서 친환경차에 중점을 뒀다. 정 부회장은 “친환경차 개발은 이제 글로벌시장에서 미래 생존을 위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공개된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대해 “현대차가 국내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로 현대차의 우수한 친환경차 기술력을 상징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공개된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최대출력 202마력을 구현했다.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 22마일(35.4km) 주행이 가능하다. 연비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할 때 복합연비 17㎞/ℓ이며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경우 복합연비 39.5㎞/ℓ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81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이 가운데 11조2천억 원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2020년까지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640만 대 규모의 친환경차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친환경차에 집중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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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가운데) |
◆ “일본차에 맞서 가격 조정도 검토하겠다”
정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정 부회장은 북미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공세를 펼치는 데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미국시장에서 엔저 때문에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필요할 경우 가격을 조정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현대차의 쏘나타보다 일본 토요타의 캠리 가격이 더 싸지는 가격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정 부회장은 다만 ‘제값받기’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른 글로벌업체들처럼 할부금융 금리를 내리거나 딜러에게 주는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값 인하 효과를 보겠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2017년까지 고성능 자동차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는 우선 대중적 모델을 내놓고 그뒤 순수 고성능차인 슈퍼카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은 제네시스보다 크기는 작고 N브랜드가 적용된다.
정 부회장은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지난달 알버트 비어만(57)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BMW에서 30년 동안 일하며 고성능 모델인 M시리즈 개발을 주도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시험∙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에 임명돼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한다.
정 부회장은 최근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최초로 70%에 아래로 내려간 데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 참석에 앞서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5’에도 참석했다.
자동차와 IT기술의 융합이 업계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 부회장이 직접 글로벌 업체들의 스마트카 관련 기술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