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게 돌아갔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공식부문에서 상을 받지 못했으나 국제비평가연맹상과 벌칸상을 받았다.
▲ 19일(현지시간)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일본 고레이다 히로카즈 감독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뉴시스>
20일 프랑스24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고레에다 감독은 19일 뤼메이르 대극장 폐막식에서 트로피를 받고 “영화는 사람과 사람,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케이트 블란쳇 심사위원장은 “영화의 결말이 (우리를) 강타했다”며 “연출, 연기, 촬영 등 모든 부분이 잘 구성된 작품”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3.8점으로 1위를 차지한 ‘버닝’은 안타깝게 공식부문에서는 상을 받지 못했다. ‘만비키 가족’은 평점 3.2점으로 2위를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일본의 ‘칸의 남자’로 불린다. 2004년 그가 연출한 ‘아무도 모른다’의 출연 배우 야기라 유야가 14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번 수상으로 다섯 번의 경쟁부문 진출 끝에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영화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가족이 갈 곳 없는 다섯 살 소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제목의 ‘만비키’는 물건을 사는 척 하면서 훔치는 좀도둑을 뜻한다.
피가 섞이지 않은 6명의 인물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가족이 되어 가는지, 그 정서적 유대가 무엇으로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며 일본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와 가족 붕괴, 빈곤에 관해 이야기한다. 감독의 최근작들보다 현실적이고 냉소적이었던 초기 영화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그동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태풍이 지나가고’(2016) 등에서 꾸준히 가족의 의미를 물어 왔다. 이번 영화에서도 일본 사회의 모습을 통찰력 있게 꼬집어내며 가슴 뭉클한 가족 드라마로 녹여내 감동을 줬다.
그는 와세다대 문예학과 출신으로 작가를 꿈꿨다. TV 다큐멘터리로 경력을 시작해 첫 장편영화 ‘환상의 빛’(1995)으로 그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촬영상(황금오셀리오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 후 최근작 ‘세번째 살인’(2017)을 제외하고는 줄곧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을 얘기해왔다.
한국 작품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높은 평가를 받은 ‘버닝’은 국제비평가연맹상과 벌칸상을 받았다. 신정희 미술감독의 벌칸상 수상은 2016년 영화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최초로 수상한데 이어 두 번째다.
칸 영화제는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폐막식을 열고 8일부터 12일 동안 계속된 축제의 막을 내렸다. [비즈니스 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