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에서 조세 회피 논란을 겪으며 아일랜드에 17조 원 이상의 체납된 세금을 내게 됐다. 

25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파스칼 도노후 아일랜드 재무장관이 "아일랜드는 애플로부터 130억 유로(17조1천억 원)의 법인세를 6월부터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애플, 조세회피 논란으로 아일랜드에 체납된 17조 세금 내기로

▲ 팀 쿡 애플 CEO.


이 세금은 유럽연합(EU)의 독점 규제당국인 집행위원회(EC)가 2016년 8월 아일랜드에서 누려온 조세혜택을 추징해 법인세를 판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법인세율이 12.5%로 낮게 유지되는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두는 방식으로 다른 유럽 나라에서 내야 하는 조세를 회피했다. 

애플과 아일랜드는 유럽연합의 판정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고 납세를 미뤄왔으나 유럽에서 미국 정보기술 대기업을 겨냥한 조세 회피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12월 아일랜드 당국과 구체적 납세 일정 및 방식을 합의했다. 

애플은 체납 세금을 6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나눠 납부하기로 했다. 

다만 유럽연합의 추징 판정이 뒤집힐 여지도 남아 있다. 

애플과 아일랜드는 유럽연합을 상대로 유럽사법재판소(ECJ)에서 이의 제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을 낮게 둬 애플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을 줄줄이 유치했으나 유럽연합의 세금 추징 판정에 따라 대기업 유치에 방해를 받을까 염려하고 있다.

도노후 장관은 “아일랜드 정부는 기본적으로 유럽연합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