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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의 파문으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와중에 조양호 회장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양호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3남매 등 오너 일가의 지분가치는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5천억 원을 넘기며 지난해 말보다 한진그룹의 지배력을 크게 높였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올해만 140억 원 가량 불어나 419억 원에 이른다.
한진은 22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주식 279만9161주(지분율 5.33%)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한진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량이며 매각대금은 780억 원이다. 인수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진그룹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한진그룹이 추진해온 지주회사 체제 전환작업에 따른 것이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한진이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면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져 앞으로 ‘한진칼->정석기업->한진’과 ‘한진칼->대한항공’으로 단순화된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하기 위해 지난달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식을 교환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을 6.88%에서 32.83%로 끌어올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한진칼 보유지분율도 25.20%에서 31.69%로 높아지면서 한진그룹 지배권도 강화됐다.
한진그룹은 내년 7월까지 지주회사 전환을 마쳐야 한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8월 지주사인 한진칼을 출범하면서 2년 동안 유예처분을 받았다.
LIG투자증권 김기태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작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정석기업과 합병과 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처리 등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지배구조 확립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핵심 자회사로서 성장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 수혜주는 한진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조양호 회장 오너 일가는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보유 주식을 대폭 늘렸고 이에 따라 주식가치도 크게 늘었다.
22일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칼 대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3자녀의 주식가치는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502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말 3442억 원에서 약 1년 사이에 1578억 원이 불어난 것이다. 조 회장의 주식가치는 3759억 원으로 48.5% 급증했다. 조 전 부사장 등 3자녀의 지분가치는 1261억 원으로 38.5% 늘어났다.
조 전 부사장의 주식가치는 419억 원, 조원태 대표는 424억 원, 조현민 전무는 4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올해만 지분가치로 총 351억 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