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지난해 세운 경영목표다. 5년 안에 글로벌 바이오기업 20위 안으로 들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중국을 꼽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국 보톡스(보툴리눔톡신)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 보톡스시장은 우리나라보다 5배가량 크다. 규모가 5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데다 매년 20~30%씩 성장세를 보여 국내 보톡스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메디톡스다.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중국에서 임상3상을 완료한 곳은 메디톡스뿐이다.
메디톡스는 2월 ‘뉴로녹스’의 시판 허가를 신청했다. 뉴로녹스는 메디톡스의 보톡스제품 ‘메디톡신’의 해외용 이름이다.
정 대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중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회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경쟁사인 대웅제약과 휴젤보다 1년 가까이 앞섰다.
이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존 보톡스제품은 2개뿐이고 중국 안면 미용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초기단계”라며 “메디톡스의 발빠른 제품 출시가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보톡스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과 중국 ‘란주’가 양분하고 있다. 정 대표가 이들로부터 얼마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는지는 ‘가격 대비 성능’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엘러간 보톡스의 중국 소비자가격은 50만~70만 원, 중국 란주연구소의 보톡스 가격은 35만~51만 원이다. 란주연구소의 보톡스제품 ‘BTX-A’는 약효와 안정성을 두고 신뢰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메디톡스는 엘러간보다는 싸고 란주보다는 비싼 가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메디톡신이 국내에서 1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메디톡스와 중국 파트너 회사 ‘블루메이지 바이오텍’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블루메이지 바이오텍은 중국 2위의 필러 생산업체로 메디톡스와 조인트벤처 ‘메디블룸’을 세웠다. 보톡스제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메디톡스의 뉴로녹스를 주력제품으로 키울 것으로 여겨진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블루메이지 바이오텍이 이미 확보해놓은 고객과 유통채널을 활용해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매출 1812억 원을 내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2011년 이후 6년 내리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앞으로도 정 대표는 중국에서 한국의 몇 배에 이르는 매출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보툴리눔독소 전문가’다. 1992년 카이스트에서 국내 최초의 보톡스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아 선문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다.
1998년 외환위기가 터진 뒤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끊기자 궁여지책으로 메디톡스를 창업한 것이 정 대표의 인생을 바꿨다.
그는 메디톡스의 성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