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3-15 13:41:48
확대축소
공유하기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현대글로비스가 지배구조의 핵심 위치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15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방식을 놓고 “현대글로비스는 반조립제품(CKD)사업부를 매각하고 그 매각 대금으로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대신 현대글로비스가 다른 계열사에 매출 의존도를 낮추면서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를,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를, 현대모비스가 현대차를 지배하게 되면서 정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서 유리한 포석을 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로 23.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정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오너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로 가까스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에서 벗어나있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라는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 부회장의 승계 문제도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동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현대차를 지배하는 형태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뀌면 현대글로비스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강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 위치에 놓이게 되면 오너일가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할 필요가 없게 된다”며 “또 현대글로비스가 반조립제품사업부를 매각하려면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매각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 유리한 보완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완성차의 판매량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전인 2018년에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 연구원은 “정부의 압박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가 2019년 이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완성차의 판매 부진 때문인데 2019년 현대차의 새 쏘나타, 기아차의 대형 SUV, 제네시스 새 모델 등 주력 판매모델이 될 새 차가 출시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그는 “따라서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2019년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2019년 이후보다 2018년을 지배구조를 개편할 시점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14일 전날보다 9.29%(1만3천 원) 오른 15만3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13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포함되지 않은 정기 주주총회 이사 선임안을 공시했다”며 “이를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연결짓는 언론보도(비즈니스포스트, 아시아경제 3월13일 보도)가 주가 상승을 촉발한 것”이라고 파악했다.
15일 오후 1시38분 기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2.29%(3500원) 오른 15만6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