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하나캐피탈이 한국GM 지원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GM의 자동차금융을 맡고 있는 이들은 한국GM의 판매량 하락과 사업 철수의 위험성에 대비해 다변화된 수익원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박지우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임정태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부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GM이 회생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하나캐피탈의 올해 매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하나캐피탈은 한국GM과 전속계약을 체결해 한국GM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신차금융 물량의 9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세 캐피탈회사들이 한국GM의 신차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2017년 9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KB캐피탈 40%, JB우리캐피탈 37%, 하나캐피탈 19%다.
이들의 2017년 신차 금융 취급액에서 한국GM의 비중을 살펴보면 KB캐피탈 35.9%, JB우리캐피탈 66.6%, 하나캐피탈 25.3%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GM은 전라북도 군산공장을 폐쇄한 2월에 신차 5804대를 팔았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8.3% 줄어들면서 국내 3위 자리도 쌍용자동차에 빼앗겼다.
GM이 한국GM의 경영실사와 자금 지원을 놓고 KDB산업은행 등과 줄다리기를 하면서 한국에서 사업을 아예 접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면 소비자들은 구매를 꺼리게 된다.
실제로 구매 감소가 나타나면 한국GM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캐피탈회사들이 보유한 금융채권 규모가 줄어들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깎아먹을 수 있다.
황철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2실장은 “한국GM 철수가 논의되는 동안 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하나캐피탈의 전체 채권 증가세는 일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캐피탈은 한국GM의 차량판매 프로모션에 협력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에 협조하면서 수입차 금융과 중고차 매매 중개 등 다른 수익원의 비중을 높이는 것에도 힘쓰고 있다.
2월에 한국GM의 신차 프로그램에 협력한 데에 이어 3월에는 중고차의 가치를 보장해 주는 할부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고객에게 중고차 거래를 중개하고 관련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모바일플랫폼 ‘KB차차차’를 전면 개편해 상반기 안에 ‘KB차차차 2.0’을 선보일 계획도 세웠다.
KB캐피탈 관계자는 “한국GM이 사업을 접더라도 우리는 쌍용자동차와 합작해 세운 SY오토캐피탈이나 다른 수입차, 중고차 거래등 매출 감소분을 상쇄할 수익원을 많이 확보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B우리캐피탈은 전라북도가 주요 사업지역이라 전체 채권에서 한국GM의 비중도 다른 캐피탈회사보다 높은 약점을 중고차 금융과 차량 리스사업의 확대로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캐피탈도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회사와 손잡고 자동차금융에 쏠린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