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9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0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안결 의결을 진행하고 있다. |
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날 주총에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지만 주주들이 해외자원 투자와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놓고 권 회장에게 따가운 질문을 쏟아내면서 주총은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권 회장이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주주들에게 질문할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며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했다.
권 회장은 해외투자 실패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올 때마다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안건과 관련없는 질문은 자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정민우 전 포스코 대외협력실 팀장이 권 회장에게 해외자원 투자를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전 팀장은 최근 MBC PD수첩에도 출연해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포스코건설 등 포스코그룹이 과거 에콰도르산토스CIM, EPC에쿼티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모두 17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런 손실을 온전히 회계에 반영하지 않는 등 정상적 경영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정 전 팀장은 주장했다.
정 전 팀장은 “회장실로 찾아가 (정 회장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가 회사에서 쫓겨났고 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겪었다”며 “권 회장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수백 번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해외자원 투자에서 실패한 것은 인정하지만 부당한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답변했다.
정 회장은 “투자자문 전문기관에 자문을 받아 적법한 절차를 밟아 해외자원사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회사미래를 위해 부실사업을 털고 깨끗하게 정리한 것으로 투자판단에서 경영착오를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회장에서) 내려가라 마라 하는 사안을 무례하게 정상적 절차를 밟지 않고 요구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경서 고려대학교 교수가 사외이사 후보에서 돌연 사퇴한 점도 주주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권 회장은 짤막하게 답했다.
권 회장은 “사외이사 추천절차에 따라 추천을 받았고 일신상 사유로 박경서 교수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경영진이 개입하지 않아 답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포스코 사상 처음으로 주주제안 제도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지만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뒤 일신상 이유를 들어 사외이사 후보에서 물러났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도 주총에 참석해 대법원에서 하청회사 노동자도 같은 포스코 직원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이행할 것인지 등을 물었다.
권 회장은 “우리도 많이 고민하고 있는 이슈인데 포스코를 위해 일하는 모두가 임금차별을 적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대법원 선고에 따라 노사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수십 명이 이날 오전 포스코센터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포스코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전중선 부사장을 새로 선임하고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유성 부사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
사외이사에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새로 선임되고 박병원 전 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재선임됐다.
주총이 끝난 뒤 열린 이사회에서 오인환 사장과 승진한 장인화 사장이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