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핀테크 관련 주요 프로그램을 외부 전문기업에게 제공하면서 핀테크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전문 파트너로 확보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고 수익성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핀테크기업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픈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디지털 관련부서 임직원은 7일 서울시 중구 NH핀테크혁신센터 모여 오픈플랫폼 혁신성장을 위한 워크숍을 열고 핀테크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핀테크기업을 위한 정보보안 가이드라인을 따로 만들고 클라우드 서비스도 구축하면서 제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2015년 12월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NH핀테크 오픈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른 은행들이 보수적 성향으로 첨단 IT분야에 더디게 다가설 때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오픈플랫폼은 NH농협은행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다른 기업들에게 제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서비스 개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간편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능들이 미리 표준처럼 구현돼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일일이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지 않아도 필요한 기능을 서비스에 넣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오픈플랫폼을 통해 95종에 이르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다른 기업들에게 제공한다. 간편결제와 P2P(개인간 거래)금융, 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 다양한 핀테크분야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오픈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곳은 중소·벤처 핀테크 관련 기업이다. 이들에게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서비스 개발을 돕고 NH농협은행 중심의 핀테크 생태계로 끌어들이면 금융권의 관련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오픈플랫폼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NH농협의 행보에 다른 은행들이 가세해 금융권의 핀테크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1월 오픈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컨설팅사업자 입찰 신청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이 선점효과를 유지하려면 더욱 특화된 서비스로 경쟁에 맞서야 한다.
NH농협은행은 제휴기업을 늘려 시장의 수요에 맞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추가로 개발하기로 했다. 또 농협 계열사로서 정체성을 살리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농업과 핀테크를 연계한 농업핀테크 관련 서비스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핀테크 기업들이 NH농협은행의 오픈플랫폼을 기반으로 처리한 거래량이 150만 건을 넘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발굴해 핀테크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