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철도공사 맡아 얽힌 실타래 단번에 풀어낼까

▲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6일 대전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산적한 철도공사의 현안을 풀어내는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6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오영식 사장이 철도공사에 강도높은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나온다.

철도공사는 현재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과 통합, 철도시설을 관리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통합, KTX승무원과 철도해고자들의 복직, 철도안전성 확보 등 많은 현안을 안고 있다.

철도공사의 현안들은 철도공사 자체노력뿐 아니라 정치권의 도움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인데 오 사장이 철도공사의 문제 해결에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사장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2기 의장을 지낸 뒤 16대, 17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철도공사가 정치인 출신을 사장으로 맞은 것은 2005년 이철 전 사장 이후 13년 만으로 철도공사처럼 덩치가 큰 공기업은 강도높은 변화를 추진하는 데 힘 있는 정치인 출신이 유리할 수 있다.

이철 전 사장을 보더라도 당시 취임하자마자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 적자의 근본원인을 파헤쳐야 한다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정부에 할 말을 하며 철도공사의 변화를 강하게 추진했다.

오 사장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도 철도공사의 변화에 힘을 싣는다.

오 사장은 3선 의원인 동시에 전대협 출신으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친분이 두텁다.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조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하기도 했다.

오 사장은 취임식에서부터 변화와 관련한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오 사장은 취임사에서 제일 과제로 철도 공공성 강화를 내세우며 SR과 통합을 강조했다.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통해 노조와 관계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SR과 통합을 포함한 철도 공공성 강화’와 ‘동반자적 노사관계 구축’ 외에도 △절대적 안전체계 확립 △경영혁신 및 마케팅 역량 강화를 통한 서비스 개선 △남북철도 및 대륙철도 진출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오영식, 철도공사 맡아 얽힌 실타래 단번에 풀어낼까

▲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가운데)이 6일 대전 본사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철도해고자 천막농성장을 찾아 철도해고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철도노조>


취임식도 변화를 꾀해 그동안 대강당에서 본사 직원을 모아놓고 진행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일부 임원들만 참석하는 작은 취임식을 진행했다.

대신 취임식으로 마치고 본사의 모든 층을 돌며 각 부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소통행보를 보였고 이후에는 본사 앞 철도해고자 천막농성장을 찾아 30분가량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그릇된 정책에서 비롯한 문제는 재평가가 돼야 한다”며 “여러분의 요구를 잘 알고 있으며 빠른 시일 안에 복직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철도노조가 최근 ‘새 사장에게 바란다’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들은 ‘정부에 할 말 하는 사장’ ‘패 같은 사장 말고 상식적 사장’을 을 원한다고 대답했다”며 “오 사장이 이런 사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취임사에서 “여러분이 저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을 잘 알고 있다”며 “높은 사장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여러 목소리를 들으며 ‘철도공공성 강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철도공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