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3일 “올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유력하다”며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아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지분 매각할 수도

▲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로 지분 16.8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정부의 요구에 부응해 올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기아차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우선 계열사에 사업 일부를 매각하는 등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고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보유지분을 확보하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경영권 승계도 한층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올해도 미국 등 해외에서 판매 부진을 겪어 매출이 뒷걸음칠 것으로 전망됐다. 

강 연구원은 “기아차는 올해 미국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3% 줄어드는 등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량이 6.5% 줄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통상임금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파악했다.

기아차는 올해 새 K3, 새 쏘울, K9 후속 모델 등 신차를 출시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됐다. 

강 연구원은 “기아차가 K3, K9, 쏘울 새 모델을 출시한 이후인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판매량이 회복되겠지만 신차가 주로 세단인 탓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2019년 출시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기아차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9조3880억 원, 영업이익 2조109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 실적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6.3%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182.1% 늘어나는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도 미국 판매 부진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차는 2017년 4분기 매출 12조1960억 원, 영업이익 388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16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27.1% 줄어드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량이 2016년 4분기보다 4.9% 줄어 이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효과가 1650억 원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특히 미국에서 판매량이 15.5%나 급감했는데 K5, 쏘울, 쏘렌토 등 주력 모델이 모두 판매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