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개발비용을 줄여 자동차 전장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 힘 빼고 자동차 전장사업에 힘 실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LG전자는 매년 공개하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G시리즈’의 올해 출시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1월 말 30만 원대 실속형 스마트폰 ‘X4플러스’로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한다.

2월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2018’에서도 새 제품을 공개하지 않고 기존 V30의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2018년형 V30’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사업에서 비용을 줄여 신사업인 자동차 전장사업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LG전자의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동차 관련 사업에 힘을 쏟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의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일부 연구개발 인력을 자동차 전장사업에 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MC사업본부의 일부 소프트웨어 인력이 H&A사업본부로 이동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소프트웨어 인력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 인력규모는 2015년 3분기 지난해 말 기준 2867명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4058명으로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MC사업본부 인력은 7894명에서 6463명으로 줄었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LG전자는 텔레매틱스 등 여러 분야에서 부품 경쟁력을 갖춘 상태”라며 “이를 하나로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만큼 당분간 새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지 않는 전략으로 스마트폰 개발비용을 아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마케팅과 연구개발 비용이 크게 들어 투자규모에 비해 판매량이 저조할수록 적자폭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저가 스마트폰은 판매단가가 낮아 수익성은 떨어져도 원가 절감에 힘쓴다면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다.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모듈화나 플랫폼화 등으로 개발비용을 크게 낮췄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사업에 이를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수익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LG전자가 기존보다 성능을 높인 ‘2018년형 V30’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존 제품의 파생 라인업을 통해 원래 사용하던 부품을 다시 사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 제품을 공개하는 것보다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CES2018 기자간담회에서 “V30나 G6는 정말 잘 만든 제품”이라며 “신제품이 나올 때 나오더라도 기존의 좋은 플랫폼을 오랫동안 끌고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