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대기업의 순환출자 해소와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을 요구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림그룹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해 정부의 정책기조에 동참하기로 했다.
우선 이해욱 부회장 등 개인주주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 신규 계열사 거래를 진행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필수불가결한 거래를 제외하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기존 거래도 단절하거나 외부 사례를 참고해 거래조건을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에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던 거래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꾼다. 외부업체나 중소기업 등에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 부회장과 아들 이동훈군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인 에이플러스 지분도 정리한다. 에이플러스는 대림그룹이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글래드(GLAD)호텔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법적 검토를 거쳐 계열사인 오라관광 등에 지분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계열사 내부거래를 점검하고 감시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이사회 내 공식 위원회로 설치한다. 내부거래위원회에는 보고 청취권, 직권조사 명령권, 시정조치 요구권 등이 부여된다.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연결된 순환출자 구조도 1분기 안에 완전히 해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순환출자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것은 아니나 투명하고 단순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오라관광이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2%를 처분하기로 했다. 지분은 대림코퍼레이션이 취득할 가능성이 크다.
대림그룹은 하도급 심의위원회의 심사권한을 보장하고 협력사 경영체질 개선을 위해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협력사 선정단계에서 저가심의 심사기준을 강화해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낙찰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안전경영도 강화된다. 현장 안전관리자가 주도적으로 안전관리를 수행하도록 안전관리자의 정규직 비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임직원의 안전교육을 위해 안전체험학교를 설립하고 협력사 임직원에게도 확대 적용한다.
대림그룹은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한편 투명하고 윤리적 기업경영이라는 사회 요구에 화답해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