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개인그룹에 속해있던 기관영업부문을 따로 떼 기관그룹으로 확대개편했다. 주철수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보가 기관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이끌고 있다.
기관영업본부도 기존에 2개에서 3개로 덩치를 불렸는데 본격적으로 기관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위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 행장은 2일 신년사에서 “올해 무엇보다 커뮤니티영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100% 커뮤니티 중심 영업을 통해 차별화된 지역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대기업·기관고객영업도 긴밀한 협업과 촘촘한 영업을 통한 토탈마케팅(Total Marketing)을 바탕으로 영업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몇몇 굵직한 기관영업 사업장이 다른 은행에게 넘어간 만큼 올해는 영업력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2015년에 군장병 전용 ‘나라사랑카드’ 사업자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경찰공무원 대출사업권도 따냈다.
두 곳 다 신한은행이 각각 10년, 5년씩 맡고 있던 사업권이었는데 KB국민은행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과도한 특혜를 제시했다는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공격적 영업을 펼치면서 차지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10년 동안 맡아왔던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을 우리은행에게 내준 데 이어 수탁은행 선정에서도 우리은행에 밀려 2순위에 머물렀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제2여객터미널과 김해국제공항의 영업점 및 환전소 운영사업자에 각각 선정된 데 인천지법 공탁금 관리은행에도 재선정되며 자존심을 세웠다.
신한은행은 전국 지방법원 18곳 가운데 13곳의 공탁은행을 맡고 있는데 법원이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공탁금 관리은행 선정방식을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바꾸기로 한 뒤 첫 입찰경쟁에서 인천지법 공탁금 관리은행에 재선정된 것이다.
위 행장은 앞으로 남은 지방법원 공탁은행 12곳을 방어하는 것 뿐 아니라 서울시와 인천시 등 시금고은행과 공공기관 주거래은행 등 새 기관영업 사업장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자치구 25곳 가운데 용산구청 금고만 신한은행이 맡고 있고 다른 곳 24곳은 모두 우리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서울시는 1월에 입찰공고를 낸 뒤 3월에 사업자를 선정한다.
서울시 외에도 인천시와 세종시, 전북도, 제주시 등도 올해 새 금고사업자를 선정한다. 인천시금고는 신한은행이, 다른 곳은 NH농협은행이 금고사업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전력거래소와 한국수력원자력, 창업진흥원,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굵직한 기관영업장인 공공기관들도 주거래은행 선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정기인사에서 현장실무에 밝은 상무급 임원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영업경쟁을 예고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안정적 수익원으로 평가되는 기관영업에서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