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화장품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 ‘시코르’는 백화점 화장품편집숍이라는 새 콘셉트를 앞세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마트의 ‘부츠’는 헬스앤뷰티 경쟁심화로 사업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진 ‘부츠’ 정유경 ‘시코르’, 화장품사업 공들이는 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역에 문을 연 화장품편집숍 '시코르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은 체험형 매장으로 꾸며져 강남을 오가는 젊은 여성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시코르의 인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해 5월 백화점 화장품편집숍이라는 콘셉트를 담은 ‘시코르’를 백화점에 처음 선보였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에 있는 시코르 1호점은 문을 연 지 100일 만에 목표매출의 150%를 냈다.

시코르는 해외직구로만 살 수 있던 다양한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인기비결로 꼽힌다. 고급화장품 매장에서 직원들이 과도하게 따라다녀 부담을 키운다는 의견을 반영해 고객 스스로 체험을 통해 구매할 수 있게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코르는 ‘화장품매장은 1층’에 있어야 한다는 백화점 불문율을 깼다.

서울 센트럴시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12월 ‘시코르’의 인기에 힘입어 1층에 있던 기존 화장품 매장들을 지하로 옮기는 파격적 결정을 내렸다. 백화점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시코르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다른 화장품 매장에 잠재고객을 모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시코르’의 문을 연 뒤 20대의 매출비중이 2016년 7.1%에서 2017년 5월 이후 11.8%까지 올랐다. 

시코르가 백화점화장품 구매에 적극적이지 않던 젊은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부츠’는 고전하고 있다.
 
정용진 ‘부츠’ 정유경 ‘시코르’, 화장품사업 공들이는 신세계

▲ 서울 강남역에 문을 연 '시코르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과 서울 강남 코엑스에 있는 '부츠' 매장의 모습.


부츠는 뚜렷한 차별점을 부각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국내 헬스앤뷰티숍시장은 CJ올리브영, GS왓슨스, 롯데 롭스 등이 이미 선점하고 있어 뚫고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다.

업계 1위 CJ올리브영과 후발주자 GS리테일의 왓슨스, 롯데쇼핑의 롭스 등 기존 브랜드들이 모두 출점경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CJ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지난해 말 1천 개를 넘어섰다. 왓슨스는 2016년 말 128곳에서 지난해 말 190여 개로 매장 수가 늘었다. 롭스도 매장 수 100개에 거의 다가섰다.

부츠가 해외기업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 점도 성장에 양면의 칼이 될 수 있다.

부츠는 영국 프리미엄브랜드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에서 라이선스를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 해외 본사에서 관리하는 브랜드인 만큼 운영이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부츠의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정 부회장은 중저가 브랜드가 입점한 기존 헬스앤뷰티숍과 달리 ‘부츠’에 고급브랜드를 입점하고 출점전략 등도 기존과 다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츠 매장에는 CJ올리브영, 왓슨스, 롭스 등 기존 헬스앤뷰티숍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맥, 베네피트, 어반디케이, 오리진스, 슈에무라 등 고급화장품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