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부회장이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중공업지주(가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내년에 겪게 될 어려움을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29일 ‘현대중공업 부회장을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으로 임직원 담화문을 내고 “지난 4년 동안 오직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매진하며 편한 길 대신 어렵고 고통스런 선택을 했다”며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 내년의 어려움만 이겨내면 우리는 새롭게 도약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갑 "동트기 전 새벽이 어둡다, 현대중공업 내년 이겨내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 부회장.


권 부회장은 올해 11월 진행된 2018년 임원인사에서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에 내정돼 자리를 옮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서 현대중공업을 이끌게 된다.  

권 부회장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사업분할, 그린에너지나 터보기계 등 분사를 통한 분가도 진행했다”며 “회사의 생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목표와 (사업재편) 이유로 분명하게 내세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2018년에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권 부회장은 “당장 내년만 해도 여러 해 지속된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유례없이 힘든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회사 바깥의 현실은 더욱 냉혹해 금융권의 시선도 냉정할 뿐 아니라 급격한 사회변화도 부담을 키우고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일본, 싱가포르와 경쟁도 힘겨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경쟁사와 달리 누구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어 스스로 힘만으로 모든 어려움을 돌파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현대중공업이 주력 사업부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체질이 되어 전보다 가벼운 몸으로 더 빠르게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에서 미래사업을 발굴하고 그룹사업 재편, 대외활동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노사 간 화합도 강조했다. 

그는 “노사가 결국 위기 앞에서 하나가 될 것을 믿는다”며 “현대중공업은 우리 모두가 매일 일하고 월급을 받아 삶을 영위하는 일터이자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노사 어느 한 쪽이 아닌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큰 우물”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입사한 뒤 40년 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영원히 ‘현중인(現重人)'으로 살 것이며 기회가 될 때마다 울산을 찾아 임직원과 함께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