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임원인사에서 전체 승진자 수가 줄었지만 부사장 승진자 수는 늘어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임원 승진자도 눈에 띈다.
정의선 부회장 승계에 대비해 임원진을 키우는 데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차그룹이 28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30개 계열사를 통틀어 모두 310명이 승진했다. 승진한 임원은 지난해보다 38명, 10.9% 줄었지만 부사장으로 승진한 임원은 오히려 늘었다.
새 부사장들은 정상근 현대차투자증권 금융전략사업본부장을 제외하고 모두 50대다. 정상근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올해 48살이다.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꾸려나갈 차기 임원진을 키우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승진 임원 수를 늘린 점도 주목할 대목”이라며 “부사장급 승진자를 늘린 것은 중장기적 리더 후보군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부사장이 늘면서 향후 사장, 부회장 세대교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만 놓고 보면 권문식 부회장을 제외한 전문경영인 부회장들이 6~8년째 자리를 유지하면서 오랜 기간 승진하지 못하는 사장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부회장단 변화를 시작으로 정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왔다.
정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봉재 현대트랜스리드 법인장도 이번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이 법인장은 1970년생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정 부회장과 동갑이자 대학동기이다. 또 2001년부터 15년 동안 비서실장, 의전실장 등을 거치며 정 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했다.
2005년 이사대우로 발탁돼 최연소 임원에 올랐고 2009년 이사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에 앞서 정 부회장의 누나 정명이 현대커머셜 본부장이 고문에서 본부장으로 보직이 변경되면서 현대차그룹이 3세 경영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22일 현대커머셜의 커머셜부문장, 현대카드 브랜드부문장, 현대캐피탈 브랜드부문장으로 임명됐다. 세 회사의 부문장은
정태영 대표이사 부회장 바로 아래 직급으로 정 본부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