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7-12-24 04: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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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특화증권사로 지정받은 6곳의 증권사들이 증소기업특화증권사 라이선스를 통해 아직까지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가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중소기업특화증권사가 성과를 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KTB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들이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기특화증권사란 투자금융 서비스를 통해 중소 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성장을 지원하도록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증권사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 중소벤처기업의 기업금융 활성화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돕는 한편 중소형증권사들에 수익성을 확보하게 한다는 취지로 중기특화증권사를 고안해냈다.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의 시행 등으로 대형증권사들의 독점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당시 중기특화증권사 라이선스는 중소형 증권사들에 큰 기대를 받았다.
금융당국이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되면 각 증권사별로 한 해 동안 40억~60억 원의 수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 분석한 만큼 지난해 초 중기특화증권사 라이선스를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중기특화증권사들이 한 해 동안 올린 투자금융(IB)부문 수익은 중기특화사 라이선스가 시작된 지난해 4월과 비교해봤을 때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기특화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되는 IBK투자증권이 최근 1년 동안(지난해 4분기~올해 3분기) 투자금융부문에서 올린 영업수익도 5950만 원 규모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정책의 실효성 높이기 위해 중기특화증권사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보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용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11월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중기특화 증권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특화증권사가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기회 자체가 한정돼 있다는 지적이 컸던 만큼 정부가 정책금융펀드를 조성하면서 위탁운용사 지정 때 중기특화증권사들에 우대조건을 부여하기를 중기특화증권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중기특화증권사 자체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인 만큼 수임 건당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중기특화증권사들의 실적에 큰 보탬이 안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책금융펀드는 운용규모가 큰 만큼 증권사가 이 펀드를 조성하고 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수수료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벤처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중기특화증권사들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부터 영업용순자본비율을 계산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자본규모가 3천억 원 미만인 소형 증권사들은 위험한 사업을 하기 더욱 어려워졌는데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상대하는 중기특화증권사들에 적지 않은 제약을 주고 있다.
새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필요유지자기자본’로 계산된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11월 ‘자본시장과 증권산업의 발전과 성장’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금융당국은 중기특화증권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만약 영업용순자본비율을 두고 부담을 느낀다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하고 영업용순자본비율을 미세조정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