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곤, 감사원 경험으로 강원랜드 기강 바로 세울까

▲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22일 강원도 강원랜드 컨벤션호텔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강원랜드>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취임했다.

감사원 출신으로 대규모 채용비리로 얼룩진 강원랜드의 위상을 회복하고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문태곤 사장은 22일 강원도 강원랜드 컨벤션호텔에서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열고 제9대 강원랜드 대표이사에 올랐다.

문 사장은 21일 열린 강원랜드 임시주주총회에서 참석주식의 67%를 얻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강원랜드는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지분 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문 사장은 취임사에서 “강원랜드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고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사장에 지원했다”며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폐광지역 경제회생이라는 폐특법(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특별법)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1957년생으로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감사원 공보관, 비서실장, 기획관리실장, 제2사무차장 등을 역임한 관료출신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2010년 공직을 마친 뒤 최근까지 삼성생명 상근감사위원 등을 지냈다.

감사원에서 오랜 세월 일했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하는 등 조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 잔뼈가 굵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사장이 강원랜드 사장으로 선임된 데는 대규모 채용비리로 어수선한 강원랜드를 재정비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을 선임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이고 한국광해관리공단이 대주주인 만큼 사장 선임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문 사장이 강원도 출신이 아니란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강원랜드는 그동안 함승희, 최흥집, 최영, 조기송, 김진모, 오강현 전 사장 등 대부분 강원도 출신이 사장을 맡았다. 문 사장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1999년 김광식 전 사장 이후 18년 만에 비강원도 출신으로 강원랜드 사장에 올랐다.

문 사장은 취임사에서부터 강원랜드의 채용비리 문제를 언급하며 강도높은 혁신을 요구했다.

문 사장은 “강원랜드는 현재 부정채용 문제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라며 “강원랜드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통렬한 자기반성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단합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 내부혁신을 거듭해 바닥으로 떨어진 강원랜드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일을 가장 먼저 하겠다”며 “강원랜드의 위상이 바로 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지만 폐특법의 시한연장도, 지속성장기업으로 도약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폐특법은 강원랜드의 설립근거가 되는 법률로 2025년 12월 효력이 끝난다. 폐특법이 효력을 잃을 경우 강원랜드는 카지노사업을 할 수 없게 문 사장은 폐특법의 시효연장을 준비해야 한다.
 
문태곤, 감사원 경험으로 강원랜드 기강 바로 세울까

▲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왼쪽)이 22일 강원도 강원랜드 컨벤션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임직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강원랜드>


폐특법은 애초 시효가 2015년 12월까지였지만 2011년 개정을 통해 2025년 말로 연장됐는데 다시 한번 연장될 경우 지난번과 비슷한 2020년을 전후해 법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2020년 12월에 끝난다.

문 사장은 기업경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딛고 카지노 매출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통해 사행산업규제를 강화할 계획을 세우면서 강원랜드는 카지노사업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문 사장은 “지역사회에서 전문경영인으로서 경험과 역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폐광지역과 관계에서 상생정신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한분 한분의 지혜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원 정선군 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회는 21일 강원랜드 신임 경연진에 보낸 공개질의서를 통해 “그동안 정치권 낙하산인사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신임 경영진에게 낙하산인사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강원랜드는 21일 임시주총에서 문 사장과 함께 한형민 전 파라다이스 상무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한 부사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 사장과 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