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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먹거리' 33년 남승우, 아쉬움 뒤로 하고 풀무원 경영 떠나

이대락 기자 therock@businesspost.co.kr 2017-12-17 16: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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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선 풀무원농장 원장에게 누를 끼쳐선 안 된다는 일념으로 경영했다.” 남승우 풀무원 대표가 지난 경영활동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남 대표는 약속한 대로 65세가 된 올해를 끝으로 경영권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긴다. 33년 전 친구 대신 맡은 풀무원은 직원 10명에서 시작해 어느덧 1만 명의 중견기업이 됐다.
 
'바른먹거리' 33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0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남승우</a>, 아쉬움 뒤로 하고 풀무원 경영 떠나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풀무원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주최로 열린 ‘2017년 하반기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서 수여식 및 10주년 기념식’에서 10년 연속 소비자중심경영 인증기업 공로패를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은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을 소비자 관점에서 구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국가공인제도다.

풀무원은 2007년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제가 시작된 이래 한 번도 인증에서 탈락하지 않은 5개 기업 가운데 유일한 식품회사다.

이번 수상은 올해를 끝으로 물러나는 남 대표에게 일종의 공로상 격이 됐다.

남 대표는 1984년 친구이자 원경선 원장의 아들인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권유로 풀무원을 맡아 34년째 오너로서 이끌고 있는데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끝으로 경영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풀무원이라는 이름은 원 원장이 지었다. 대장간에서 하는 ‘풀무질’처럼 인간 풀무질로 새 사람을 만드는 터전이라는 의미다. 원 원장은 1만 평의 농지에 풀무원농장을 만들고 한국 전쟁 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던 사람들을 모아 농사일을 가르쳤다.

남 대표는 원 원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풀무원이 사람과 세상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기농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원 원장의 뜻처럼 사람 몸에 이로운 유기농 식품으로 ‘바른 먹거리’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남 대표는 40대의 나이에 경영 활동과 대학원 공부를 병행해 연세대에서 식품생물공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식품 공부에 끈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채소가게 수준이던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 2조307억 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유기농식품그룹이 됐다. 지주사 풀무원홀딩스의 자회사는 3분기 기준 23개에 이른다.

남 대표는 오너 경영자로서 회사를 크게 키워내는 데 성공했지만 못다 이룬 꿈도 있다. 그는 우선 “매출 5조 원을 목표로 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가 아쉽다”고 말했다.

매출 외에 해외사업 정상화도 남 대표가 이루지 못한 꿈이다. 그는 1990년 대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등 해외 지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는데 풀무원은 지난해 10개의 해외법인에서 449억24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5년보다 10.1%나 늘었다.

남 대표는 적자가 나더라도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국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제 해외사업 정착은 후임 이효율 대표의 과제로 남게 됐다.

남 대표는 1952년 태어나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를 4년 동안 준비하다 그만두고 현대건설에 입사해 해외 파견근무를 다녀왔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창인 원혜영 의원에게 현미효소를 팔아보라고 권유하면서 풀무원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현미효소사업이 잘 되지 않아 빚더미에 앉게 될 위험에 처하자 1984년부터 직접 풀무원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원 의원은 최근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남 대표를 두고 “모든 업무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잘 모르면 공부하고, 곰꼼히 따져 추진하는 경영자였다”며 “무엇보다 바른 먹거리를 향한 아버지의 뜻을 잘 지켜 풀무원을 이만큼 키워온 남 대표가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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