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17일 “박 회장으로부터 앞으로 금호타이어를 재매각할 경우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15일 받았다”며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도 포기하겠다는 내용도 문서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박삼구, 산업은행에 “금호타이어 재입찰 참여 안하겠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 회장이 9월2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합의한 내용을 문서화하기 위해 10월 중순부터 박 회장에 지속적으로 답변을 요구해왔는데 이에 박 회장이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박 회장은 9월25일 이 회장을 만나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는 데 합의했다. 금호타이어 지분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금호타이어에 ‘금호’ 상표권의 영구적인 사용권한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 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떼어내기로 했다. 이에 더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재입찰을 금지하는 방안을 문서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실패의 책임이 있는 경영자의 입찰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정상화의 도움을 받기 위해 산업은행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및 특수목적법인인 제이앤케이제삼차 등 3개 회사의 합병에 채권단으로서 이의를 제기했다.

박 회장이 금호홀딩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산업은행의 반대로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박 회장은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산업은행에 담보로 맡겨 놓은 만큼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박 회장은 채권단이 담보권을 실행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 상표권을 놓고는 아무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금호’ 상표권은 박 회장이 아닌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