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연설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와 북핵문제 등을 들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연설에서 “모든 문명국을 대신해 북한에 말한다”며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시험하지 마라. 우리는 공동의 안보, 번영, 신성한 자유를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갈등을 원하지 않지만 갈등을 피하지 않으며 위협 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역사에는 나치즘, 공산주의, 테러리즘 등 미국이 목숨 걸고 싸워 버림받은 체제가 많은 만큼 북한이 미국의 과거를 돌아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북한은 당신의 할아버지가 그리던 낙원이 아니고 당신의 무기는 당신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위협을 늘릴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 출발은 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총체적인 비핵화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한 압박과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하고 북한과 관계하는 나라들은 무역, 기술 등 모든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며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는 위협에 함께 대처하는 것이고 북한의 경우 기다릴수록 위협은 증가하고 선택지는 적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방문의 감사함을 전하고 한국이 한국전쟁 이후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것을 축하하며 국회연설을 시작했다.
한국의 1950년대와 현재의 경제규모, 평균수명, 교역량 등과 관련해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고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 등의 사례를 드는 등 한국이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부강한 나라 반열에 오른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고 믿는다”며 “미래에도 현재의 굳건한 동맹관계가 지속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번영은 한반도 남쪽에 그치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문제, 경제문제 등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독재자들은 무엇보다 진실을 두려워한다”며 “한국이 성공할수록 북한 체제는 위협을 받고 힘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해야 하고자 한다”며 “이제는 힘의 시대로 평화를 원한다면 늘 강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과 관련한 언급은 연설 초반 “이번 한국방문에서 통상관계 개선에 생산적 논의를 했다”는 원론적 이야기를 한 뒤 다시 꺼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1시20분경 국회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 국회연설을 마치고 오후 12시경 퇴장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환영사에 이어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30분가량 진행됐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동안 20여 차례 박수를 보냈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이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