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앞두고 KB금융을 겨냥한 경찰수사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번 수사가 윤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노사갈등과 연관된 만큼 윤 회장의 ‘2기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가 윤 회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경찰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KB금융 노조협의회는 9월 조합원들에게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물어봤던 온라인 설문조사에 회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따라 윤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최근 국민은행 본점 HR본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는데 이때 입수한 하드디스크 등의 분석결과에 따라 윤 회장이 소환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윤 회장이 경찰의 수사로 당장 연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KB금융 주주들은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윤 회장의 연임을 비롯한 안건 4개를 의결한다.
이번 경찰수사와 관련해 KB금융은 노조협의회의 설문조사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공동조사를 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회사에서 공동조사를 제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결과 KB금융이 노조의 온라인 설문조사에 개입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윤 회장이 연임 이후 노사협상에 나섰을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교체 등을 전후해 금융권 CEO들이 수사를 받으면서 인사폭이 커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며 “이번에도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를 앞두고 사의를 보이는 등 사정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을 윤 회장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노조협의회의 고발 이후 경찰의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