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내놓는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독주하던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 BAT코리아의 ‘글로’에 이어 KT&G의 ‘릴’까지 도전장을 내밀면서 삼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T&G 궐련형 전자담배 '릴' 출시, 아이코스 독주 무너질까

▲ 백복인 KT&G 대표이사.


KT&G가 전국에 걸친 막강한 유통망을 확보한 데다 가격 경쟁력도 갖춘 만큼 릴이 이른 시간 안에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6일 KT&G에 따르면 KT&G는 7일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 ‘릴(lil)’과 전용스틱 ‘핏(FIIT)’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20일부터 서울과 일부 수도권지역 GS25 매장에서 단독판매를 시작한다.

KT&G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가향 캡슐’을 넣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핏의 굵기는 일반담배 사이즈인 아이코스의 ‘히츠’보다는 가늘고 글로의 ‘네오스틱’보다는 굵을 것으로 알려졌다.

핏을 아이코스에 꽂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핏의 크기가 히츠와 비슷한 데다 담배를 찌는 방식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코스가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판매됐기 때문에 초반에는 아이코스와 제품이 호환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유리할지 불리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릴의 가격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KT&G는 릴과 핏의 가격을 각각 9만5천 원, 4300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릴은 할인쿠폰을 통해 6만8천 원에 구매할 수 있어 아이코스(할인가 9만7천 원)와 글로(할인가 7만 원)보다 싸다. 전용스틱 가격은 핏, 히츠, 네오스틱이 모두 같다.

앞으로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세율인상으로 전용스틱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KT&G가 앞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율인상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12월 중순부터 인상된 세금이 적용된다.

담배업계는 이번 세율인상으로 현재 4300원인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이 5천 원 안팎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G는 후발주자인 만큼 낮은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G 관계자는 “아직 가격과 상세한 정보에 대해 아무 것도 공개할 수 없다”며 “7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궐련형 전자담배는 5월 출시된 아이코스다. 서울지역 내 편의점 기준으로 아이코스 히츠의 점유율은 5%에 이르는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그 뒤 BAT코리아가 내놓은 글로가 8월 합류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다만 글로는 현재 서울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KT&G는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영업사원과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또 릴이 국내전용 전자담배인 만큼 국내 집중에 따른 공급 우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흡연자들에게 궐련형 담배를 대체시켜 줄 만큼의 충분한 맛과 만족감이 신제품 성공의 가장 기본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KT&G가 궐련형 담배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지지 않는 제품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본적 요인은 충분히 충족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서 연구원은 “신제품이 캡슐형 담배의 형태로 출시돼 경쟁사와 차별화되거나 핏이 아이코스에서 호환될 경우 2개비 연속 흡연이 가능해지거나 가격경쟁력을 갖출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KT&G의 신제품이 앞서 제시한 조건을 충족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