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10-16 19: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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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이 이중근 회장의 조카가 경영하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16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부영그룹의 숨겨진 계열사로 드러난 흥덕기업이 부영으로부터 임대주택의 청소 등 용역일감을 무더기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7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최양환 부영주택 사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부영은 2002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흥덕기업을 비롯해 이중근 회장의 친척이 경영하는 7개 회사의 지분현황을 실제 소유주가 아닌 차명신고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파악해 6월에 부영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의원은 “부영이 공급한 102개 임대아파트 단지의 경비와 청소담당 기업을 파악한 결과 흥덕기업이 아파트 23곳의 경비와 22곳의 청소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흥덕기업의 대표는 이중근 회장의 조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부영의 행위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의 전형”이라며 “국토교통위원회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조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영이 계열사로부터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 계열사에 막대한 이자수익을 안기고 있다는 의혹도 이 의원이 제기했다.
부영주택의 단기차입금 현황을 보면 부영주택은 부영그룹 계열사인 동광주택과 광영토건으로부터 연 4.6~4.9%로 돈을 빌리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 차입금리인 연 3.1~3.5%보다 높은 것이다.
이 의원은 “부영주택이 계열사에 고금리로 돈을 빌리면서 계열사는 더 많은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영은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해 부를 축적했으며 회장의 개인 판단에 따라 회사간 매출과 손익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기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최양환 부영주택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부영은 최근 10년 동안 주택도시기금 대출의 절반을 받아내는 특혜를 받으면서 챙긴 이익으로 서울의 삼성빌딩과 삼성화재빌딩, 송도 포스코타워 등 1조6천억 원어치의 건물을 매입하며 부를 축적했다”고 질타했다.
국토교통위 의원들은 31일 열리는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의 증인으로 이중근 회장의 출석을 요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