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 전략 폭격기에 군사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리 외무상은 25일 미국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국 사이의 말싸움이 행동으로 번지지 않길 소원했다”며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발언은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017년 9월25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유엔 헌장은 개별국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 같은 대응을 한 이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서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가지게 됐다”고 경고했다.
앞서 23일 미국은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에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행하도록 하는 무력시위를 펼쳤는데 리 외무상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강한 반발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먼저 우리에게 선전포고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누가 오래갈 것인지는 그때 가서 보면 될 일”이라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은 30초 동안 이 같은 내용의 입장발표문을 읽은 뒤 기자회견을 마쳤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미국은 '선전포고를 했다'는 발언을 놓고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리 외무상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바 없다. 그러한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한 나라가 국제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를 향해 타격한다는 것은 결코 적절한 일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