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에 기관투자자들도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점을 의식해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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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
삼성중공업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가가 크게 떨어져 합병과정에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29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 27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서면을 제출한 데 대해 "기관투자자들도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두기 위해 합병에 반대의사를 개진했을 뿐 실제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박 사장은 보고 있는 셈이다.
박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이후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합병발표 이후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려는 노력과 관련해 "의식적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29일 2886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합병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과다하게 신청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주가방어에 나선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발표한 뒤 주가가 계속 하락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요청이 많아질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 과다하게 신청되면 삼성중공업은 이 주식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으로 매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두 회사의 주가는 이 행사가격보다 떨어져 있다.
삼성중공업은 27일 임시주총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는 안건과 함께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와 전태흥 삼성중공업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삼성중공업은 또 삼성엔지니어링 사외이사였던 장지종 한남대 산학협력 부총장과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