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롯데 등 국내 기업들이 중국 사드보복의 집중포격을 받았다.
한반도 긴장관계가 지속되면서 한국정부가 사드배치 의지를 강화하고 있어 사드보복으로 피해를 입은 국내기업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외국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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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한국의 소비재기업이 중국 사드보복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롯데가 베이징 불매운동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이 2016년 7월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합의하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사드배치가 중국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언론을 통해 비난을 쏟아냈고 한국기업을 제재하거나 중국민의 한국관광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사드보복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제재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왔으나 한반도 긴장이 지속된 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핵개발의 ‘레드라인’ 발언으로 평양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한국) 기업들은 관련 비용을 계산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2% 줄었고 기아차의 중국판매량 역시 54% 떨어졌다. 현대차의 중국판매가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판매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등 현대차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던 탓에 사드보복은 현대차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2억 달러 늘었는데 반도체, 정유석유화학, 기계류 제품 등의 중국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폴 최 CLSA 연구원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소비재기업들만 사드문제로 타격을 입었다”며 “중국 수출기업의 조달망에서 한국 (중간재)기업들이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뿐만 아니라 관광, 유통, 화장품기업들도 사드보복의 집중포격을 받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관광객은 700만 명을 웃돌았다. 하지만 중국이 올해 3월부터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현지 온라인사이트에서 한국관광상품이 검색되지 않도록 조치를 내리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6월 한국의 중국관광객 수는 지난해 6월보다 66%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전체매출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냈는데 올해 사드여파로 수익이 크게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58%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운영했던 롯데마트 99개 매장 가운데 74개 매장에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운영 중인 매장도 휴점하거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49% 떨어졌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면서 사드보복을 받은 한국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면서 한국이 사드배치 의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사드 추가배치를 결정하면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런 움직임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