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근 CJ푸드빌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복귀 이후 첫 인사로 CJ푸드빌 대표를 교체하면서 해외사업에서 적자탈출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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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창근 CJ푸드빌 대표. |
27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해외계열사 빚보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만 다섯 차례 해외계열사에 채무보증을 섰으며 지금까지 해외법인에 진행한 채무보증 규모가 882억 원을 넘어선다. 자기자본 1041억 원의 85%에 이른다.
CJ푸드빌이 수혈에 나선 배경에는 해외법인의 실적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CJ푸드빌은 국내에서 뚜레쥬르 빕스 투썸플레이스 등을 운영하다 2010년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론칭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만성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연결기준으로 계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41억 원, 지난해 23억 원에 이른다. 해외사업에서 매년 영업손실 200억 원 안팎을 보면서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해외에서 모두 까먹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9개 해외법인 가운데 뚜레쥬르 가맹을 담당하는 미국법인 1곳을 제외한 8개 법인이 적자를 냈다. 해외사업 전체 적자폭은 25%가량 개선됐지만 유일하게 적자를 피한 미국법인도 흑자규모가 1억1천만 원에 그쳐 전년 2억7천만 원에서 63% 줄었다.
이재현 회장이 CJ푸드빌 대표를 돌연 교체한 것도 흑자전환에 더 속도를 내라는 주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 대표는 이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는데 17일 임기를 시작했다. 1973년생으로 CJ그룹에서 최연소 CEO(최고경영자)다.
정문목 전 대표는 지난해 흑자전환 시점을 놓고 “2018년 하반기면 해외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사업에 뛰어든 지 5~6년밖에 되지 않아 수익을 논하는 건 이르다”고 했지만 이 회장의 뜻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뒤 글로벌매출의 비중을 70%이상 확대하겠다며 해외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장 이후 가맹사업을 향한 공정위의 칼날이 한층 매서워져 CJ푸드빌은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구 대표의 앞날도 해외사업의 성과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 대표는 장수한 경우가 드물다.
허민회 전 대표는 2012년 취임한 뒤 1년 7개월 만에 CJ그룹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김의열 전 대표는 2011 3월 임기를 시작해 1년도 채우지 않고 사임했다. 정문목 전 대표도 3년반 동안 자리를 지켰지만 이 기간은 이재현 회장의 공백으로 CJ그룹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CJ푸드빌은 2020년까지 해외 15개국에 4천 개 점포를 내고 해외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세워 놓고 있다.
현재 해외 매장 수는 지난해보다 35%가량 증가한 370여 개로 국내보다 빠르게 외형이 성장하고 있다. 해외법인도 현재 14개로 늘었다.
특히 성장거점으로 삼은 중국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3개 법인을 신설했다. 저장성 법인의 경우 올해 초 109억 원을 투자해 설립했는데 3개월 만에 63억 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5월 기준 중국 매장 수는 207개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