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은 경영권 승계에 어디까지 왔을까?
한화그룹이 문재인 정부에서 지배구조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한화그룹 오너일가 3세들의 경영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 김승연 세 아들, 경영권 승계 어디까지 왔나
23일 한화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첫째 아들인 김동관 전무와 둘째 아들인 김동원 상무는 한화그룹에서 꾸준히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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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 |
김 전무는 2010년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햇수로 8년째 되는 현재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의 주요계열사인 한화큐셀에서 일하면서 그룹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1년부터 4년 동안 적자를 냈지만 2015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김 전무는 한화큐셀의 성장세에 힘입어 2014년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2015년에 전무로 승진하며 초고속 승진코스를 밟았다. 차장으로 입사한 지 5년 만에 전무가 된 것이다.
김 전무가 주도하는 태양광사업의 앞날도 밝은 편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탈석탄정책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한화큐셀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김 전무는 대외행사에도 자주 모습을 보이며 한화그룹의 잠재적 후계자 1순위로서 이미지도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김 전무는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8년 연속으로 참석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김 전무의 동생인 김동원 상무는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김 상무는 2014년에 한화에 입사한 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팀장을 맡다가 2016년 4월부터 한화생명에서 전사혁신실 상무를 맡으면서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이 나오고 있다.
김 상무는 핀테크사업과 스타트업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올해 초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글로벌 주요 금융기업의 관계자들과 만나 금융사업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김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막내인 김동선 전 차장은 현재 그룹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김 전 차장은 올해 초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 팀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떠났다.
김승연 회장이 김 전 차장의 사건을 두고 대노하며 “잘못을 저지른 만큼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져라”라고 꾸짖었던 만큼 회사에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전 차장을 향한 김 회장의 애정이 각별한 만큼 그렇게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세 아들의 계열사 지분확보는 숙제
세 아들이 한화그룹에서 입사해 걸어온 이력을 놓고 보면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구도의 윤곽은 대체로 드러난다.
김승연 회장이 장남에게 한화그룹의 모태인 방산계열사를 포함해 태양광과 화학계열사를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
차남에게 한화생명을 포함한 금융계열사를 떼어주고 한화건설을 비롯해 면세점사업 등을 하는 비주력계열사들을 막내의 몫으로 남겨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세 아들이 각 계열사의 지분을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 아들은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을 각각 4.44%, 1.67%, 1.67% 보유하고 있을뿐 다른 계열사의 지분은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다.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를 경영권 승계에 활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 아들의 독자경영을 위한 계열분리가 추진될 경우 지분을 나누기 위한 정지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