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내실경영에 주력해온 데 힘입어 컨테이너선 신조발주 시기를 앞당길지 주목된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상반기에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데 따라 컨테이너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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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현대상선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컨테이너 1만6288대를 확보하기 위해 688억4300만 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상선 측은 신규노선 운영 등으로 영업물량이 늘어나 컨테이너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4월과 5월에 부산항에서 처리한 물량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와 90% 늘어났다. 하반기에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현대상선은 기대하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5월15일 현대그룹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물동량이 늘어날 뿐 아니라 운임도 추가상승해 월별 또는 주별로 흑자를 낼 수도 있다”며 “2018년 하반기부터 안정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이른 시일에 안정적 사업기반을 다지면 컨테이너선 신조발주를 서두를 수도 있다. 선박은 통상 발주에서 건조까지 1년가량 걸린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020년 이산화황 배출규제 등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대확장과 재편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구체적인 신조발주 계획은 현재 검토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애초 2018년까지는 내실경영에 집중한 뒤 2019년부터 선대를 늘리기 시작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대확장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세계 해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복을 늘려야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세계 해운공룡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선복을 늘려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대형 컨테이너선 신조발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선복은 선박의 화물 적재 공간을 뜻하는데 해운선사는 컨테이너선 수를 늘리거나 다른 해운선사와 선복을 교환 또는 구입해 선복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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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
정부가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상선이 선대확장에 나서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업 지원제도인 캠코선박펀드,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양보증보험,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 자체적으로 운용 중인 신조지원프로그램 등을 통합해 선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사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한국해양진흥공사법 제정을 추진해 2018년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발족할 계획을 세웠다.
다만 컨테이너선 운임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현대상선이 선대확장에 나서는 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옛 한진해운 선박들의 복귀가 컨테이너선 운임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컨테이너 운임은 당분간 낮은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