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에 제동을 걸었다.
신 전 부회장은 8월29일 열리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3개 회사의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해 법무법인 두우를 통해 17일 주주제안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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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왼쪽)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주주제안은 4월 공시된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분할합병 방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롯데쇼핑을 제외한 3개 회사만의 분할합병으로 지주회사를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의 사업위험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주주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롯데쇼핑 중국사업의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까지 공시된 롯데쇼핑의 중국사업의 누적손실은 2조6천억 원에 이르며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정부와 마찰로 대부분의 매장들이 영업정지됐는데 이런 불확실성이 분할합병비율 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손실은 주로 유통부문의 무분별한 인수합병을 비롯한 투자 및 경영실패에서 비롯됐다”며 “이와는 별도로 심양 등 대단위 부동산복합개발의 실패에서 비롯된 잠재손실 역시 앞으로 실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로 지주회사 설립이 진행되면 이런 위험을 나머지 3개 회사에 전가하게 돼 주주들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롯데쇼핑을 제외하고 분할합병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가장 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가 위험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분할합병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이라며 “이는 지배구조개선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소액주주들의 경제적 손실을 무시하고 특정주주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추궁했다.
이는 신동빈회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총자산과 매출 기준으로 4개 회사 전체의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과 비교해 신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신동빈 회장 지분율을 보면 롯데쇼핑 13.46%, 롯데제과 9.07%, 롯데칠성 5.71%, 롯데푸드 1.96% 등이다.
신 전 부회장은 분할합병에 따라 불가피하게 주주로서 권한을 포기하는 주주들을 위해 롯데쇼핑을 제외한 3개 회사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도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사회결의 공시 이후 롯데쇼핑의 주가는 20% 상승했으나 나머지 회사들의 주가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분할합병 방안이 시장에서 롯데쇼핑에게는 호재로, 나머지 회사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리한 분할합병에 따른 불이익이 예상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현재 제시된 주식매수청권 행사가격은 적정한 실질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상향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